위지윅스튜디오 "CG캐릭터가 주연으로…글로벌 콘텐츠사 발돋움"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사진제공=위지윅스튜디오

"최근의 영화 트렌드는 CG(컴퓨터그래픽)·VFX(Visual Effects·시각효과)를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연, 조연 배역이 CG캐릭터가 되고 있습니다. 머잖아 아이디어나 시나리오가 있는 감독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제작사가 아닌 우리 회사가 될 겁니다."


27일 서울 강남 위지윅스튜디오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박관우 대표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기술력을 갖춘 VFX 제작업체 손에서 다시 재편될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성을 자신했다.

지난 2016년 창업한 위지윅스튜디오는 VFX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콘텐츠 전문회사다. 박관우 대표는 1990년대 영화 구미호·은행나무침대 등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CG·VFX 기술을 소개한 1세대 인력이다. 창업 3년차인 회사가 업계에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20여년 경력 이상을 쌓은 베테랑들이 모여 만든 회사였기 때문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183억원,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박 대표는 "회사의 주요 사업영역인 영화·드라마에 삽입되는 CG, VFX 외에도 테마파크 시설물 등에 탑재되는 뉴미디어 콘텐츠 등을 제작해 콘텐츠 배급 시기와는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올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약 67%를 영화 콘텐츠 작업, 33%를 뉴미디어가 차지하고 있다"며 "영화의 경우 길게는 2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가 많고 실적 변동성이 있는 편이지만 뉴미디어 콘텐츠는 짧게는 하루, 이틀이면 작업이 가능하고 꾸준하게 일거리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창업과 동시에 이같은 사업구조를 갖춘 이유는 영화산업의 변동성이나 '리테이크'(Retake)라고 불리우는 수정 작업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5년간 부사장으로 근무했던 미국 쇼스캔엔터테인먼트(Showscan Entertainment)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회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백투더퓨처' 탑승기구에 들어가는 '라이드 필름'을 처음 공급한 회사로 박 대표는 중국 완다에서 건설중이던 테마파크에서 뉴미디어 콘텐츠의 가능성을 엿봤다.

회사는 올해 국내 영화인 '마녀'와 중국 영화 '서유기'의 후반 작업에 참여해 CG캐릭터를 선보인다. 해당 영화들에는 '위지윅 프리비즈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제작 방식이 도입됐다. 퍼포먼스 캡처, 가상카메라, 게임엔진 인터페이스,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통합해 개발한 시스템으로 전체 제작 기간과 예산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회사는 향후 이 시스템이 기존 공정 대비 제작기간은 약 78%, 비용은 50%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프리비즈 시스템을 활용해 최소 일주일 이상 걸렸던 사전시각화(Previsualization) 작업 기간을 상당히 단축했다"며 "또 프리비즈를 통해 작업을 다 마치기 전에는 완성본을 보는 것이 불가능했던 영상의 시각효과를 체계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영상표시장치에 보이는 대로 출력된다'는 뜻의 IT용어인 '위지윅'과 '스튜디오'를 결합한 사명을 창안한 이유는 과거 1950년대 이전 헐리우드의 제작 시스템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다시 재현될 수 있을 거란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에 컴퓨터 그래픽을 처음 시도했을 때만 해도 단순한 배경 합성에 지나지 않았지만 CG 기술로 넘어오자 이제 더 이상 세트를 짓지 않고 밖에서 촬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파 장면이나 홍수나 산사태 등 특수효과 분야가 CG로 넘어온데 이어 이제는 영화 캐릭터도 CG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위지윅스튜디오가 작업한 '마녀'에선 스턴트 장면도 CG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존 베테랑 인력 외에도 골프존 CTO 출신의 우창헌 기술연구소장, 게임업계 출신 개발인력 등이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영화 '라이프오브파이' 등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아카데미 수상자 존 휴즈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해 헐리우드 영화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년에는 올해 매출액 대비 100%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 디즈니·마블영화의 스크린X 작업을 턴키로 계약하는데 이어 내년 후반 작업을 시작하는 영화 프로젝트 등 미리 결정된 매출처가 상당 부분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공모가 9000~1만3000원, 공모규모 198억~286억원, 예상 기업가치는 924억~1334억원(스톡옵션·신주인수권 포함)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달 6~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12월 12~13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NH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