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150여차례나 몰래 석유·석탄 수입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미 국무부 내 국제안보비확산(ISN)국은 지난 5월 북한 선박 백마가 '퓨마'라는 가짜 이름을 달고 항해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ISN 트위터

미국과 유엔(국제연합)이 대북제재 감시망을 가동하며 최대 압박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올해 이미 150여차례 몰래 석유와 석탄 등을 수입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따르면 북한은 올 1월부터 8월 중순사이에만 각국 유조선 24척으로부터 최소 148차례 석유 정제품을 수입했다. 이들은 적재화물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선박명을 맘대로 바꾸는가 하면 항해 중 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등의 수법을 이용했다.

WSJ는 이들 선박이 적재 한도를 모두 채웠을 경우 북한은 유엔 제재에 따른 연간 상한선 50만배럴의 5배가 넘는 석유를 수입한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엔은 전세계 기업 130여곳, 또 유조선 등 관련 선박은 40여척에 대해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 대상국도 대만부터 토고까지 광범위하다.

유엔을 비롯한 각국 당국은 북한이 여태껏 해상에서 선박을 이용해 금수물자를 주고받는 '이른바 '불법 환적' 행위 의심 사례가 200여건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북한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나 유엔이 기대했던 것보다 대북제재 효과가 미약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북한 내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다"면서 "북한이 불법 환적을 빈번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WSJ는 일례로 홍콩의 '장안해운기술유한공사' 소유 화물선 '장안'호가 지난 2년 간 탄자니아·피지·파나마 등 4개 국가의 깃발을 번갈아 달면서 북한에 석탄 등을 실어 날랐다고 소개했다.

이어 WSJ는 "현재 미국·호주·일본 등 5개국이 아시아권 해역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북한 관련 선박을 탐지·추적하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범위가 너무 넓어 불법행위를 적발해내기가 쉽지 않다"이라며 "지금도 얼마나 많은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