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나경원에게 '계륵'같은 지지선언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간 대결구도로 흐르는 양상이다. 후보단일화, 공개지지선언 등으로 지지기반을 확보했지만 정작 후보 본인들은 이에 대해 표정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3일 기준 원내대표 후보군은 친박계 유기준, 비박계 김학용·김영우, 중립지대 나경원·유재중 의원으로 압축됐다.

이 중 김학용 의원은 비박계 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되던 강석호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했다. 일찌감치 비박계 대표 주자 자리를 선점했다.

나경원 의원은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친박계 의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친박계·잔류파 의원을 중심으로 '탈당파가 다시 당권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 원내외 인사들의 모임인 우파재건회의는 나경원 의원을 공개지지 선언하기도 했다.

우파재건회의는 김진태·원유철·윤상직·윤상현·이완영·정갑윤·정용기·정우택·정종섭·조경태·홍문종 의원 등 11명의 현역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다수의 의원들은 나경원 의원에 대해 공개지지한 것을 부인했지만, 나경원 의원에 대한 지지의향까지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마음 속으로 지지하는 것과 공개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다르다"며 "공개지지 선언에 동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학용·나경원 의원 모두 지지기반을 확보했지만 드러내놓고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계파구도가 형성될 수록 외연확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학용 의원은 '비박계·탈당파', 나경원 의원은 '친박계·잔류파'의 지지를 받는 계파구도가 형성된 것에 대해 정작 당사자들은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나경원 의원의 경우 '친박계'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 자체가 '힘'이자 '부담이다. 친박을 등에 업을 경우 당의 쇄신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김학용 의원에게는 '김무성 의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석호 의원 간의 단일화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해지면서 일부 의원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 20대 총선 참패의 책임, 탈당과 복당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부재로 인해 당내 일각에서 '반무대'(반김무성)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다.

이 때문에 김학용·나경원 의원은 외연확장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김학용 의원과 나경원 의원은은 연일 당내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비박계 김무성·권성동 의원 등이 최경환·홍문종 등 친박계 의원과 잇단 회동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영우 의원은 이같은 계파구도의 틈새를 공략하려는 모양새다. 김학용 의원과 함께 비박계·복당파로 분류되지만 최근 계파와 거리를 두고 있다. 중립성향을 강조해 계파구도 속에서 중립성향의 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 역시 이날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하며 계파구도 탈피, 탕평책 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