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QLED 반전 드라마…삼성 TV 점유율 30% 육박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가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와 저가형 LCD(액정표시장치) 공세에 밀려 20% 중반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이 지난해 말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사진) 취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3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말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8.4%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점유율(25.8%,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집계)이 2.6%포인트 올랐다.


글로벌 제조업체 중 독보적인 1위다. 2위 업체인 LG전자(15.4%)는 물론 뒤를 잇는 일본 소니(9.5%), 중국 TCL(6.7%)·하이센스(6.5%)와의 격차가 적지 않다.

올해 누적 점유율도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오른 28.9%로 2위인 LG전자(16.8%)를 2배 가까이 앞섰다. 소니는 지난해(10.2%)보다 부진한 9.6%에 그쳤다.

업계에선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분기 글로벌 TV 시장 출하 대수는 지난해보다 0.1% 늘어난 5496만5000대에 그쳤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27.8% 증가한 270억7780만달러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 48.2%를 기록했다.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 점유율은 54.1%로 2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1분기 27.9%에서 4분기 25.8%로 줄곧 하락세를 그렸던 점을 떠올리면 올 들어 잇따라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TV, 8K TV 등을 선보이면서 OLED TV에 대항하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김 대표의 뚝심이 통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 사장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았던 지난해 초 QLED TV를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삼성전자가 OLED TV 인기에 편승해 비슷한 작명을 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초대형 TV와 인공지능 화질개선 기술, 8K 화질 등 혁신을 거듭하면서 올 3분기 QLED TV는 판매량에서도 66만3000대로 OLED TV(55만9000대)를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OLED TV 판매가 2020년까지는 QLED TV를 추월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 대표는 지난해 QLED TV를 선보일 당시 "프리미엄 TV의 기준을 만들어내는 차세대 제품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CE 부문 대표에 취임한 뒤엔 OLED 패널이 70인치대 이상의 대형 TV와 8K급 해상도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초대형 고화질 TV시장을 선점하는데 집중했다.

아울러 QLED TV의 생산원가가 OLED TV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