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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내 집, 자녀한테 안 물려줘", 가입자 느는 주택연금

[당당한 노후 '주택연금'](종합)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입력 : 2018.12.05 06:30|조회 : 17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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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자녀세대의 부모 봉양이 경제적으로 큰 짐이 되면서 주택연금이 주목받고 있다. 장년층은 자녀에게 도움받지 않고 내 집으로 당당히 노후를 보내려 하고 자녀들도 부모에게 생활비를 주기보다 주택연금 가입을 권하고 있다. 국민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생활자금을 메워줄 주택연금에 대해 알아봤다. 


상속보다 연금…주택연금 가입 가속 붙었다


[당당한 노후 '주택연금']①"집 상속하지 않겠다" 주택연금 가입자 5.8만명…"내년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주택연금 가입자가 올해 말 6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기보다 주택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소득을 메우자는 인식이 퍼진 결과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노년층이 소유한 주택을 맡기고 평생 노후생활자금을 매월 받는 역모기론이다.

4일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2007년 3월 출시된 주택연금의 누적 가입자가 지난 10월말 기준 5만807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안에 6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11년 3개월간 실적으론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최근 3년간 매년 가입자가 1만명 남짓 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MT리포트]"내 집, 자녀한테 안 물려줘", 가입자 느는 주택연금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출시 첫해 515명, 이듬해에도 695명 느는데 그쳤다. 출시 9년차인 2015년까지 연간 가입자 수는 1000~5000명대에 머물렀다. 출시 10년 가까이 되는데도 누적 가입자가 3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연금은 저가주택의 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등 혜택이 커진 ‘내집연금 3종세트’가 2016년 출시되면서 처음으로 연간 가입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해에도 연간 1만명이 늘었고 올해도 1만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 주금공 사장은 “최근 3년간 주택연금 가입자 증가폭은 연간 1만명 수준에서 정체됐지만 은퇴하는 베이비부머가 늘고 있어 내년을 고비로 폭발적으로 가팔라질 것”이라며 “자녀에게 집이라도 남기자는 인식도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MT리포트]"내 집, 자녀한테 안 물려줘", 가입자 느는 주택연금
실제로 주금공이 2017년에 실시한 주택연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60~84세 가구의 27.5%는 ‘보유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집을 상속의 대상이 아니라 노후대책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60세 미만에선 더 높다. 55~59세 예비 노년가구는 보유주택 상속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전혀 물려주지 않겠다’는 응답이 2016년 39.1%에서 지난해 44.7%로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연금 이용 의향은 22.3%에서 31.0%로 높아졌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고령화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로 들어선지 17년만인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는 738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했다.

하지만 은퇴한 노인들의 경제력은 높지 않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지만 은퇴세대가 쓰기엔 부족하다. 적은 돈을 받고서라도 일하는 노인이 늘어나는 이유다. 정부가 기초연금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가난한 노인이 많아서다.

다행히 베이비부머 중에는 젊은 시절부터 알뜰히 돈을 모아 집 한 채를 장만한 경우가 많다. 집이 있으면 살고 있는 집에서 평생 살면서 주택연금을 받아 생활비로 쓸 수 있다.

주택연금은 상속에 따른 자녀간 다툼 소지도 없애고 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문제를 두고 부부간 겪는 갈등도 해결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가입 때 기존 금융회사 대출을 상환하고 나머지로 연금을 주기 때문에 가계대출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이다.

이 사장은 “주택연금의 한계소비성향은 약 0.8(주택연금의 80%는 소비로 쓴다는 의미)로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의 0.68과 비교해 높아 내수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학렬 기자




주택연금, 노후소득에 얼마나 보탬 될까


[당당한 노후 '주택연금']②60세 가구주 평균소득 329만원…주택연금 가입땐 75만원 추가 소득 발생

[MT리포트]"내 집, 자녀한테 안 물려줘", 가입자 느는 주택연금
주택연금은 장년층 소득에 얼마나 보탬이 될까.

4일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60세 이상 가구주의 월 평균 소득은 329만원이다. 이중 이전소득은 104만원으로 여기에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자녀 용돈 등 개인이 지원한 소득이 포함되나 주택연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연금은 자산의 형태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으로 보지 않는다"며 "가계동향조사 통계에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로 주택연금의 효과를 알 수 없지만 60세 이상 가구주들이 주택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해 주택연금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다. 60세 이상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69.26세이고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가구주의 평균 순자산은 3억3000만원이다.

국내 가구의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임을 감안해 3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해 보면 69세 가구주가 65세 배우자와 함께 3억원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달 75만원의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소득이 변하지 않는다면 가구 소득은 404만원(329만원+75만원)으로 불어난다. 주택연금이 소득의 약 20%를 차지하는 셈이다.

주택금융공사의 2017년 주택연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연금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다. 주택연금 가입자의 월 평균 소득은 187만원이다. 이중 주택연금 소득은 100만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근로소득(또는 남아 있는 근로소득)은 10만원이고 금융소득이나 자녀/지인 지원 소득은 17만원이다. 그 외 소득은 60만원이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주택연금의 효과는 더 커진다. 75~79세 주택연금 이용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1만원으로 일반 가구 149만원보다 많다. 80세 이상은 일반 가구 소득이 120만원인 반면 주택연금을 이용하면 169만원으로 차이가 커진다.

이에 따라 주택연금을 받으면 자녀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게 된다. 70~74세 주택연금 이용가구는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는 비율이 25.3%인 반면 일반 가구는 34.0%다. 특히 80세 이상은 일반 가구의 경우 절반이 넘는 57.9%가 자녀에게 의지하는 반면 주택연금 이용가구는 24.7%만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는다.

주금공 관계자는 "만 75세 이상 고령층은 주택연금 이용가구의 월 소득이 일반 가구보다 높다"며 "주택연금을 이용해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학렬 기자




주택연금 수령액 늘리는 방법은


[당당한 노후 '주택연금']③집값 높고 가입나이 많을수록 수령액 증가…기대수명·집값상승률·금리수준 고려땐 조기가입 유리

[MT리포트]"내 집, 자녀한테 안 물려줘", 가입자 느는 주택연금
주택연금이 안정적인 노후소득으로 주목받으면서 어떻게 하면 월 수령액을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도 높다.

주택연금은 집값, 가입나이, 기대수명, 장기 집값 상승률, 금리수준 등에 따라 월 수령액이 달라진다.

우선 집값이 높으면 연금액도 당연히 늘어난다. 예컨대 70세 가구주가 2억원짜리 집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달 61만2000원을 받지만 집값이 4억원이면 122만5000원을 받는다.

올해 주택연금 중도해지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도 주택연금이 집값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누적 가입자가 많아져 중도해지도 늘어났지만 일부는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연금을 해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서울 지역의 중도해지건수는 439건(9월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해지건수(412건)을 넘어섰다.

다만 주택연금은 해지후 3년간 재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해지할 때 신중해야 한다. 3년후 집값이 지금보다 떨어지면 수령액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집값이 올랐다고 3년후 재가입할때 반드시 수령액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입나이도 영향을 준다. 주택연금은 가입자가 기대수명까지 사는 것을 가정해 연금액이 정해진다. 이에 따라 나이가 많으면 월 수령액도 늘어난다. 예컨대 같은 3억원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가입때 나이가 60세면 매달 62만원을 받지만 나이가 70세면 91만9000원을 받는다. 나이가 많도록 생년월일을 조정한 뒤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는 가입나이와 집값이 같다면 가능하면 일찍 가입하는게 유리하다고 권한다. 실제로 1943년생이 65세인 A씨가 2008년 3억원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월 수령액은 86만4700원으로 90세까지 총 2억69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올해 가입했다면 나이가 75세여서 월지급금은 114만6380원으로 증가하지만 90세까지 받는 금액은 2억1900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덜 받는다.

우선 기대수명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평균 82.7년으로 1년전보다 0.3년 늘었다. 10년전과 비교하면 3.5년 더 산다. 기대수명만큼 살면 총 연금수령액에는 변화가 없지만 당장 월 수령액은 줄어든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도 총 연금수령액에는 변화가 없지만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연금은 오래 살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젊었을 때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약 90세 이상 살면 가입자가 가입한 집값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조기 가입을 권하는 이유다. 장기 집값 상승률이 높으면 주택연금 수령액이 늘어난다. 주금공은 주택금융운영위원회를 통해 매년 한차례 이상 장기 집값 상승률을 재산정하는데 주택연금 출시 초기에는 3%대였지만 지금은 2%초반대로 낮아졌다.

금리는 낮을수록 가입자에게 유리하다. 주택연금은 주택을 담보로 돈을 미리 당겨 쓰는 개념이라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내야 할 이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수령액이 줄어든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리 상승기여서 조기 가입이 유리하다.

정부는 주택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다양한 방안도 내놓았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서민·취약계층 주거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 중 하나로 주택연금 실거주요건 완화를 발표했다. 그동안 주택연금 가입자는 보증금 없는 월세만 받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요양원 입소, 자녀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하면 실거주를 하지 않고 가입주택 전부를 빌려줄 수 있다. 이 경우 주택연금을 받으면서 앰대소득까지 얻을 수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내년부터 단위 농협·수협에서도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진다"며 "농지를 경작하고 있는 농민은 농지연금과 주택연금에 동시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9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연금 가입은 '부자연금'?


[당당한 노후 '주택연금']④총연금한도 정해져 있어 월지급액 무제한으로 늘지 않아…집값 9억원과 동일 수준 지급 대안으로 부각

[MT리포트]"내 집, 자녀한테 안 물려줘", 가입자 느는 주택연금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9억원이 넘는 집을 가진 사람들이다. 주택연금은 집값 9억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9억원이 넘는 집을 가진 '부자'에게 무슨 주택연금이냐는 비판도 있지만 달랑 집 한 채 가진 노인들을 위해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도 주택연금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집값 상승세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의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10억원이 넘었다.

국회에는 9억원 초과 주택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지난해 6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해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중이다. 주택금융공사법에 따르면 소득세법에 따른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해당하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다.

주택연금 가입요건 중 집값 조건을 폐지하려는 이유는 살다보니 집값이 올랐을 뿐인데 주택연금에도 가입할 수 없으면 노후 소득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장년층 중에는 집만 가지고 있을 뿐 생활비에 허덕이는 가구도 있다. 예컨대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35㎡(10평) 남짓하지만 집값은 15억원을 넘어 생활비가 부족해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다. 주택연금 가입을 준비중이었는데 최근 집값이 갑자기 올라 주택연금 가입이 가로 막혀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 역시 고령층의 노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주택가격 한도 폐지를 추진했다. 금융위는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도 1주택자에 한해 9억원 주택과 동일한 수준의 월 지급금 내에서 주택연금 가입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집값이 9억원 초과하더라도 주택연금 수령액이 무제한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현재 주택연금의 총대출한도(총연금한도)는 5억원이다. 평생 받을 수 있는 총연금액이 현재가치 기준으로 5억원을 넘지 않기 때문에 집값이 높아도 수령액이 무제한 늘지 않는다. 가입한도가 폐지돼 집값이 10억원, 15억원 등으로 높아져도 주택연금이 '부자연금'이 되지 않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집을 팔아 보다 저렴한 곳으로 옮겨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가입한도를 풀어줄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살던 곳에 계속 살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주택연금의 최대 장점 하나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집값 제한을 풀면 부자들이 강남에 집을 사서 주택연금까지 가입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10년 등 일정기간 집을 소유한 경우에만 가입을 허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학렬 기자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 은행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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