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연말 콘서트 시즌…'티켓 사기' 조심하세요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지난 11월 고등학생 김민주양(가명·18)은 콘서트 티켓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다가 사기를 당했다. 김양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티켓을 정가에 '양도'하겠다는 게시물을 발견했다. 이미 푯값은 몇배로 뛴 상황이었기에 눈이 번쩍 뜨였다. 판매자가 "지방에 거주한다"는 말에 어쩔수 없이 계좌로 선입금했지만 연락이 끊겼다.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당한 사람이 30명 넘는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됐다.


각종 콘서트가 몰려 있는 크리스마스 및 연말 시즌을 앞두고 '티켓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광주동부경찰서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유명 가수의 공연 입장권을 팔 것처럼 속여 돈만 챙긴 혐의로 A군(18)을 구속했다. A군은 인기 공연의 티켓이 정가의 몇 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는 점을 악용, 정가에 판매한다고 유인했다. 그는 23명에게 297만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티켓 거래는 트위터와 카카오톡 오픈 채팅 등의 SNS에서 활발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판매자의 개인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사기를 당할 위험이 높은 편이다./사진=SNS 캡처

지난 11월 당시 아이유 콘서트 'R석'의 가격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최소 20만원대에 거래됐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은 아이유 팬클럽인 '유애나'의 이름을 말하며 팬들끼리 정가에 양도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을 속였다. 서울에서 콘서트가 열리지만 직거래 장소는 '울산시청'이었다. 의심을 하지 않고 입금한 사람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티켓 사기'가 문제가 된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피해는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티켓 공급보다 콘서트를 관람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피를 튀기는 전쟁 같다며 ‘피켓팅’(피가 튀기는+티켓팅)이란 말이 생길 정도다. 인기 아이돌의 경우 예매 시작 1분 안에 매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라인에서 티켓을 자주 구매한다는 대학생 서유진씨(20)는 "포털 사이트의 중고거래 카페, 티켓 거래 사이트 등도 있지만 트위터에서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경우 익명이 보장되며 가입이 매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아 사기를 당하기 쉬우며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서씨는 정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양도'한다는 게시물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기꾼들이 팬을 사칭하며 "개인 사정으로 공연에 가지 못해 정가에 양도한다"며 유인한다는 것. 서씨는 "웃돈을 받는 암표는 물론 문제다. 그러나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글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거래를 하려면 지방으로 와야 한다며 계좌 입금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아이유 10주년 콘서트' 티켓을 울산에서 직거래로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에서 열리는 공연이기에 지방까지 와서 직거래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사기였다. 이를 의심하지 않고 입금한 사람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사기 방지' 어플리케이션에 티켓 판매자의 전화번호 및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사기 전력을 조회할 수 있다. 다만 여러 개의 전화번호 및 계좌를 사용한다면 조회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진=어플리케이션 '더 치트' 캡처

'사기 방지' 어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신고를 바탕으로 경찰도 수사를 진행한다. 실제로 사기꾼을 검거할 경우 사진처럼 검거 소식을 공지하기도 한다. /사진='더 치트' 캡처

이런 티켓 사기를 막기 위해 '사기 방지'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해당 앱에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검색하면 사기 전력을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하지는 않다. 전문 사기꾼들의 경우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돌려 쓰는 등의 수법으로 신고를 피하기 때문이다.

콘서트 기획사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팬클럽 회원들에게 먼저 예매 기회를 제공하거나, 사기꾼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보낼 경우 예매 좌석을 취소시키는 방법 등을 도입하는 추세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개인 간 거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며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의 직거래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