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CEO 교체…새판 짜는 한국투자증권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한국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정일문 부사장

한국투자증권 최고경영자(CEO)가 13년 만에 바뀌면서 새판 짜기에 분주하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4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21일 직원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는 지난달 23일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정일문 사장의 첫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 사장 선임을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13년 만의 수장 교체로 한국투자증권 내부도 어수선한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어떤 방향성을 띠고 이뤄지는지 들리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칠 때 떠난다'는 유상호 전 사장으로부터 바톤을 이어 받은 정 내정자는 조직을 정비한 후에 내년 본격적으로 평가 무대에 오른다. 증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위기 속에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유 전 사장이 부드럽고 친근하게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세심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라면 정 내정자는 선이 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 대표 내정자는 1988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해 주식자본시장, IB본부, 기업금융, 리테일 등을 두루 거친 내부 출신 인사인 만큼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사업부문별로는 정 내정자의 전공 분야인 투자은행(IB)부문 사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IB에서만 20년 넘게 활약해온 전통 IB맨이다. 특히 내년 주가전망이 밝지 않아 증시 연관성이 낮은 사업부문 성과가 실적의 중요한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아 IB부문 강화가 예상된다.

발행어음 관련 조직도 확대될 전망이다. 발행어음 1위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은 연말까지 판매 목표치인 4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1년 전에 비해 조달 금액이 3조원 이상 늘어난 만큼 운용 부문의 조직 확대와 인력 보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35억원(별도기준)이다. 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통합한 이후인 2006년 3분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3%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 가운데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