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에 '사회적가치' 반영...공공시설 확 늘린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국토부가 지난 9월 발표한 9곳의 신규 택지와 기존 발표한 택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3기 신도시 등 신규 공공택지사업을 추진할 때 경제성뿐 아니라 사회적가치를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주민참여형 일자리를 늘리고 공공시설과 사회적약자 시설 등을 확충,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쓴 기존 신도시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취지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택지사업이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는지 수치화할 수 있는 ‘사회적가치지수’(Social Value Index·SVI)를 최근 개발, 신규 공공택지에 적용할 계획이다.
　
SVI의 평가분야는 △사회적약자 지원 △일자리창출 △상생협력 △공동체 활성화 △지역 활성화 △지속가능 환경조성 △안전도시 △의사결정 참여 8개로 구성된다. 분야별로 배점을 부여해 총 100점 만점으로 공공택지의 사회적가치 점수를 계산한다.
　
이같은 지수를 개발한 것은 그동안 공공택지사업이 사회적가치보다 경제성 위주로 추진되면서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주민 참여시설이나 사회적약자 시설, 지역 일자리, 공공주차장 등 주민이 필요로 하는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공택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비중을 높이거나 획일적인 상가 공급으로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LH는 SVI 개발로 공공택지가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수치화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신도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약자 지원항목에서는 도로나 공원에 무장애설계(장애인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를 적용했는지 평가하고 아파트에는 분양과 공공임대를 섞는 ‘소셜믹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분석한다.
　
일자리창출부문에선 공공택지 사업계획에 노인, 청년, 학생, 경력단절여성 등의 창업지원 계획이 반영됐는지 살핀다. 지역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가로점포사업, 공공주차장 건설·운영, 공공임대형공장 건설 등도 평가요소가 된다.
　
공공택지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땅을 수용당한 원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는 방안도 수립해야 한다. 도서관, 문화시설,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집 등 주민편의시설 확충계획도 점수화한다.
　
생태도시 조성을 위한 △공원·녹지율 △탄소감축기반 조성계획 △미세먼지 관리시스템 도입 △에너지 절감계획도 점수에 반영하고 재해·재난·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시스템 구축도 평가한다.
　
LH에 따르면 SVI를 기존 공공택지에 적용할 경우 100점 만점 중 40점 정도에 불과하다. 사회적가치 요소가 제대로 반영이 안돼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3기 신도시 등 신규 공공택지를 추진할 때 일자리 기능과 공공시설 투자를 확대해 이 점수를 80점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전문기관 자문 등으로 평가지표는 계속 보완해나갈 것”이라며 “내년부터 본격 적용해 공공택지를 사람 중심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