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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신용카드 약관 변경, 사후보고제로 바뀐다

[시한폭탄 고무줄 금융약관]<5>사전신고제 원칙적 폐지 담은 여전법 개정안 통과…시행령·감독규정 실효성 있게 바뀌어야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입력 : 2018.12.07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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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자살보험금과 즉시연금 등 금융회사의 약관을 놓고 수천억원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뭐가 문제길래 약관은 금융회사의 덫이 된 걸까. 약관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약관을 둘러싼 분쟁을 해소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금융회사도 짐을 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MT리포트]신용카드 약관 변경, 사후보고제로 바뀐다


신용카드사의 상품 약관 제정·변경이 사전심사제에서 사후보고제로 전환된다. 현재까지 카드사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의 부가서비스를 변경하려면 금융당국에 먼저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러다보니 카드사는 상품을 이미 개발해놓고도 제때 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금융당국 역시 모든 상품을 일일이 심사해야 돼 업무적 부담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6일 금융권 및 국회에 따르면 금융상품약관 제·개정시 사전신고를 사후보고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지난 5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사전신고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소비자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만 사전신고를 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약관 작성시 기준을 마련해 이를 위반했을 때는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관련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 및 준비기간을 고려해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이 카드사 상품에 대한 사전심사제를 도입한 것은 2009년 8월부터다. 당시 카드사들이 회원 유치시 이용 의무 및 조건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행위가 적지 않게 발생하자 이같은 행위를 법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대표적인 예가 2005년 LG카드(현 신한카드)의 트레블카드 마일리지 적립혜택 축소, 2007년 씨티은행의 아시아나클럽 마스타카드 마일리지 혜택 축소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전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수행했던 카드사 약관심사 업무를 금융위원회로 이관하고 카드사들은 약관 제·개정시 사전 신고하도록 여전법 및 시행령을 개정했다. 사전 신고에 대한 심사는 금융감독원이 금융위 업무 위탁형태로 수행한다.

이로 인해 이전까지 발생했던 부가서비스 일방적 축소 등 피해는 근절됐지만 대신 카드사는 신상품 출시부터 변경까지 모든 업무를 금감원의 승인을 받게 됐다. 카드사가 상품 출시를 위해 약관 제정 심사를 받을 때는 상품 신청서 및 고객에게 제공하는 안내장, 해당 상품의 향후 5년간 손익 추정 계산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같은 개별 상품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약관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든 카드사들의 신규 상품을 일일이 살펴야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카드사로서는 계획했던 시기에 상품 출시를 못해 기존 경영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존 상품의 부가서비스 변경도 마찬가지다. 현행법상 출시 후 의무유지기간 3년이 지나면 카드사는 금감원에 변경 신청을 할 수 있지만 소비자 보호 논리에 밀려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카드사들은 의무유지기간이 3년으로 바뀐 2016년 이후 약관 변경 승인 신청 자체도 못하는 실정이다.

금감원도 이같은 사전심사제에 어느 정도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 한정된 인력으로 카드사들이 제출한 상품 약관 신청을 모두 심사해야 한다는 점이 시간적으로 부담이 클 뿐더러 변경 허용 역시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쉽사리 승인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도 이전부터 약관 심사를 사후보고제로 전환하고 대신 감독 및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금융위에 건의해왔다.

이번 여전법 개정으로 사후보고제가 원칙적으로 도입되면서 카드사들의 신규 상품 출시는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건은 예외 적용 기준이다. 소비자 권익에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면 사전신고를 유지하기로 정한 만큼 시행령 및 감독규정에서 어떤 기준을 마련할지가 중요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권익 관련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사후보고의 범위가 결정될 것"이라며 "기존 상품 서비스의 변경은 여전히 사전신고 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확대된 사후보고의 주체가 어디로 갈 것이냐도 개정법의 실효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 여전법 시행령은 금융이용자의 권리 및 의무에 불리한 영향이 없거나 표준약관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금감원이 금융위에 약관 업무를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금감원의 금융위 보고 체계가 유지되면 자율적으로 상품 약관을 만들어도 금감원을 거쳐야해 사실상 사후보고가 의미 없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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