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62.11 659.67 1129.60
보합 8.98 보합 2.23 ▼1.7
-0.43% -0.34% -0.15%
양악수술배너 (11/12)대한민국법무대상 (12/03~)
블록체인 가상화폐

곳곳에 낡은 열 수송관·가스배관·전선…땅 속이 위험하다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 사고, 배관 노후화 원인 추정…정부, 지하 에너지시설 특별 안전점검 실시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세종=양영권 기자 |입력 : 2018.12.06 16:20|조회 : 10350
폰트크기
기사공유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의 배관이 파열돼 뜨거운 물이 도로 위로 분출된 4일 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치솟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중상자 1명도 생명이 위중한 상태며, 또 29명이 중경상을 입고 고양시내 여러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2018.12.5/사진=뉴스1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의 배관이 파열돼 뜨거운 물이 도로 위로 분출된 4일 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치솟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중상자 1명도 생명이 위중한 상태며, 또 29명이 중경상을 입고 고양시내 여러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2018.12.5/사진=뉴스1
백석역 인근 열 수송관 파열과 KT 아현지사 화재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가스배관과 수도관 등 땅 속에 파묻힌 다른 시설물에 대한 우려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지하 시설물의 노후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관리 주체가 제각각인 데다 현황 파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언제라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것. 이낙연 총리가 지하시설물 관리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지만 '관리 컨트롤타워'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도 '땜질식 처방'만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올해만 4번째' 열 수송관 사고, 노후 배관 원인 추정= 지난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는 노후된 관로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경찰의 현장 감식 결과 27년 된 노후 관로의 한 부분이 내부 압력을 못 버티고 파열된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사고가 올 들어서만 4번째다. 모두 배관 노후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1월24일 서울 하계동에서 열 수송관이 파열돼 서울 노원구와 중랑구 일대 총 6만5000세대에 난방과 온수 공급이 끊겼다. 2월22일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도로에서 난방배관 보수공사 중 배관이 파손됐고 3월20일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지역난방 열 수송관이 터져 인근 2492가구가 피해를 봤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한 지역 외에도 전국 곳곳에 깔린 열 수송관의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총 4328㎞의 열 수송관 중 20년 이상 된 수송관은 1372㎞로 전체의 32%였다. 이 밖에도 15~20년 된 수송관은 644㎞(15%), 10~15년 718㎞(16%)에 달했다. 10년 미만은 1594㎞(37%)였다.
곳곳에 낡은 열 수송관·가스배관·전선…땅 속이 위험하다
◇가스·수도관·전선 얽힌 '깜깜한' 지하세계=우리가 생활하는 땅 밑에는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열 수송관 외에도 가스배관, 수도관, 송유관, 전선, 통신선 등이 파묻혀 있다. 모두 노후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현재 15년 이상 된 고압가스 배관은 전체의 59.6%인 559.9㎞다. 30년 이상 된 고압가스 배관도 98㎞로 전체의 10% 수준이었다. 특히 매설 30년이 넘은 고압가스 배관의 대부분(99.8%)은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해 사고 발생시 대형 참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상·하수도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6년말 기준 서울시내 하수관로 총 1만682㎞ 중 30년 이상 노후 관로가 5382㎞(50.3%)로 절반이 넘는다. 노후 상하수도 시설은 최근 잦은 싱크홀(도로함몰)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각종 지하 시설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리 주체가 제각각인 데다 현황 파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열수송관, 전선, 통신선, 수도관 등이 함께 지나가는 대형 지하구인 '공동구'의 경우 관련 업무를 지자체와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한국전력공사 등 여러 주체가 맡는다. 각 시설물의 안전관리를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문제 발생 시에도 빠른 상황 판단과 대처가 어렵다. 게다가 통신구, 전력구 등 민간이 자체 설치한 '단독구'에 대해선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이렇다보니 공사 중 지하 시설물을 건드리는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지난달 28일 경기 파주시 일대 1596호가 겪은 정전 사태는 상수도공사 굴착 작업중 지하에 매설된 한전 고압선로에 외상을 입히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긴급 안전 점검…전문가 "땜질 처방 불과"=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즉각 안전 점검에 착수했다. 산업부는 일주일 간 일산, 중동, 평촌 등 1기 신도시에 설치된 노후 열 수송관을 긴급 점검한다. 점검 결과 문제가 발견된 수송관은 정밀점검을 진행해 배관교체 등 피해예방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열 수송관 외에 겨울철 전력수급대책의 일환으로 전력구와 가스배관 등 지하 에너지시설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6일 오후 백석역 사고 현장을 방문,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과 이재준 고양시장에게 사고 경위와 복구 계획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일말의 불안을 갖지 않도록 확실히 해달라"고 지시했다. 특히 주변 고층 건물 건설에 따른 지반 침하 가능성이 없는지 분석할 것과 사망자 장의 절차와 부상자 치료 지원을 철저히 할 것도 주문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도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 송유관 등 각종 시설물의 관리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백석역 주변의 싱크홀 등 이상 징조가 빈번했던 데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열 수송관을 비롯한 노후 지하 시설물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던 만큼 사고를 미리 예방하지 못했다는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주변 지반 특성과 개발 상황 등에 대한 파악 없이 노후 배관 교체 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주변 지역 난개발에 따른 지반 침하가 주 원인으로 보인다"며 "근본 대책 없이 노후 배관 전수조사와 같은 땜질식 처방 만으로는 비슷한 사고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민
권혜민 aevin54@mt.co.kr

머니투데이 경제부 권혜민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