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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예고편 있었는데…"노후배관 탓만 하면 또 재발"

전문가들 "지반 특성 무시한 개발 가능성…'위험도 지도' 만들어 관리해야"

머니투데이 고양(경기)=김영상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입력 : 2018.12.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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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이 5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전날 밤 발생한 온수 배관 파열 사고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이 5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전날 밤 발생한 온수 배관 파열 사고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경기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는 1년 넘게 멈춰 선 공사장이 있다. 지난해 공사 도중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땅꺼짐)이 연속 발생하면서 작업이 잠정 중단됐다.

싱크홀은 4차례였다. 모두 백석역 앞에서 공사 중이던 주상복합건물 일산 요진와이시티 인근 도로다. 지난해 2월6일과 14일 처음 발생했고 같은 달 22일에도 균열이 생겼다. 두 달 후인 4월12일 같은 도로에서 또 한 번 땅이 꺼졌다.

지반이 불안정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었다. 4일 발생한 온수 배관 파열 사고 현장에서 싱크홀이 생겼던 곳으로 직접 걸어가 보니 불과 5분 걸렸다. 지반에 수상한 조짐이 계속됐는데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충격에서 가시지 않은 사고 현장 주민들 역시 싱크홀을 지목한다. 백석동 주민 김정임씨(46)는 "지난해 호텔 공사를 하다가 싱크홀이 생겼다고 들었는데 또 이런 사고가 나니까 불안하다"며 "이 주변에는 오래된 집도 많고 새로 공사하는 곳도 많은데 나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역 개발을 밀어붙였다고 말한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일산은 한강 근처여서 지하수위가 굉장히 높았지만 지난 30년간 개발하는 과정에서 물이 많이 빠졌고 공간도 많이 생겼다"며 "따라서 이 지역을 이루는 충적토는 싱크홀이나 함몰 가능성이 더 높은데도 지난해 싱크홀이 생긴 이후 지질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사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지 않는 공법을 적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 지역은 지하수가 지표면과 가깝게 있는데도 높은 건물을 지을 때 물을 견디는 방수 공법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배수 공법을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며 "사고 지역 근처 도로에 최근에 생긴 금이 많은 것을 보니 지반 침하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결국 이번 사고는 지반이 내려앉는 과정에서 온수 배관이 함께 밑으로 꺼졌고 그렇게 발생한 틈에서 물이 터져 나온 것"이라며 "단지 노후 배관만을 원인으로 돌리면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지반 침하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는 김모씨(58)는 "백석동 일대가 물이 모이는 저지대여서 예전에는 이곳의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며 "초고층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싱크홀 등 여러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백석역 근처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모씨(52)는 "이 근처 시설들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다 조사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가 위험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장 교수는 "어느 지역에 싱크홀의 위험성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위험도 지도'를 만들어 항상 관리해야 한다"며 "지금은 어디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싱크홀에 부실 대응해 이번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에 고양시청 관계자는 "배관은 지역난방공사 시설이고 아직 경찰이 조사 중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 원인을 지반 침하라고 확실히 보기 어렵다"며 "당시 싱크홀 발생 이후 필요한 조치를 다 했고 만약 이번 사고의 원인이 지반 침하라고 한다면 또 다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4일 오후 8시41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도로 2.5m 깊이에 매설된 배관이 파열되는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다. 백석역 인근 아파트 4개 단지 2861세대와 건물 17개소의 난방 공급이 중단됐다가 약 10시간 만에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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