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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여론 이끌던 '아고라'가 퇴장하는 이유

내년 1월 7일 서비스 종료… 모바일 시대적 전환, 정치 공세, 대체채널 부상 등 영향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입력 : 2018.12.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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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게시물.
아고라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게시물.
온라인 여론의 바로미터로 불렸던 포털 다음의 아고라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광우병 사태, 미네르바 사건 등 굵직한 사회적 현안의 중심에 있었던 아고라가 쇠퇴한 이유는 무엇일까. 모바일 전환 실패, 정치 공세, 대체 채널의 등장 등 요인으로 존재감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문닫는' 아고라, 방문자 줄어 영향력 '미미'= 카카오는 지난 3일 아고라 서비스를 내년 1월 7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2004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4년 만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온라인 환경 변화로 소통방식이 변함에 따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아고라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고라 서비스 종료의 직접적인 이유는 트래픽 저하다. 최근 아고라의 토론 게시판은 조회수 1만건을 돌파한 게시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방문자가 줄었다. 아고라의 대표 서비스 청원 게시판 사정도 마찬가지다. 100건의 서명조차 받지 못한 청원이 대부분이다. 아고라가 곧 온라인 여론을 상징하던 2000년대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현실이다.

아고라 게시물 백업기간은 내년 1월 9일부터 4월 1일까지다. 게시물 내용을 html 파일로 제공하며, 댓글 백업은 지원하지 않는다. 게시물 백업은 PC에서만 지원한다. 다음은 백업 완료 시점부터 개인정보를 포함한 모든 콘텐츠를 파기할 방침이다. 여성 커뮤니티 '다음 미즈넷' 역시 내년 1월 14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아고라 첫화면.
아고라 첫화면.
◇SNS·유튜브 부상… 아고라는 '그때 그대로'= 아고라 쇠퇴의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시대로의 급속한 전환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들이 빠르게 사용자를 늘렸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실시간 소통 및 공유를 앞세워, 아고라의 온라인 여론 형성, 의제 설정 주도권을 잠식했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정치·시사 이슈를 전달하는 주요 매체로 부상하며, 아고라에 타격을 입혔다.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환경이 SNS, 동영상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 아고라는 PC 시절에 멈춰 있었다. 수년간 별다른 서비스, UX(사용자 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SNS와 동영상 트렌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도 못했다. 애초에 포털의 트래픽 증가를 위한 의도로 만든 서비스였기 때문에 별도 앱 출시와 같은 시도에도 나서지 않았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SNS와 같은 다양한 소통채널이 생겨나면서 아고라의 영향력 축소가 불가피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아고라의 퇴장은 새로운 것의 등장으로 옛 것이 사라지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고라 급성장 계기가 된 2008년 광우병 사태. /사진=홍봉진 기자.
아고라 급성장 계기가 된 2008년 광우병 사태. /사진=홍봉진 기자.
아고라는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계기로 급성장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내내 정부·여당 비판여론의 중심에 서며 보수세력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됐다. '좌고라'라는 비난과 함께 지속적인 폐쇄 위협에 시달렸다. 다음은 2009년 4월부터 첫화면에서 아고라 위치를 중앙 뉴스박스에서 로그인창 아래로 옮겼다. 아고라와 언론사 뉴스를 분리 배치한 것으로 당시 정치 공세에 불복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나친 정치 공세로 인한 피로감은 다음이 아고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못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청원 등 대체채널 '부상'… 아고라 쇠퇴의 '지름길'= '오늘의 유머', '일간베스트', '워마드' 등 특정 세력의 대변인을 자처한 커뮤니티들이 부상한 것 역시 아고라의 존재감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다. 온라인 여론의 담론이 세분화하면서 개방형 공론장인 아고라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다음이 아고라 의제설정 과정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이 대체 채널로 부상한 것 역시 아고라의 퇴장을 가속화했다. 정부가 국민청원게시판 활성화에 나선 이후 각종 주장과 고발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청원게시판의 영향력 확대는 아고라의 대표 서비스 청원 서명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국민청원게시판의 경우 청와대가 관리하는 상징성과 20만명 돌파 시 공식 입장을 들을 수 있는 명확한 보상이 존재한다. 언론의 이목도 국민청원게시판으로 쏠린다. 이미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상실한 아고라는 국민청원게시판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아고라는 굉장히 많은 주제를 망라한 백화점식 공론장"이라며 "특정 세력, 주제에 집중한 커뮤니티들에 비해 존재감이 사라진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남북 관계, 환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쟁에서 아고라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며 "특정 이슈를 던지고 누리꾼들의 논쟁을 이끌어내는 커뮤니티 관리 역할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진욱
서진욱 sjw@mt.co.kr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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