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만나러간 최종구 금융위원장 ..갈등 봉합될까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만났다.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 간 조직 갈등이 격화 되자 갈등 봉합 차원에서 양 기관장이 나선 것이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전날(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 방문해 약 1시간 가량 윤 원장과 면담했다. 최 위원장이 금감원을 직접 찾은 것은 지난 5월 윤 원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간 조직 갈등과 관련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업무가 90% 이상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다"며 "최근 언론 등에서 갈등설이 제기되는데 그런 부분 등을 포함해 윤 원장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갈등은 지난달 30일 금융위가 금감원에 내년 예산과 관련한 지침을 내리면서 '절정'에 달했다. 금융위는 금융 정책·감독 기능을 총괄하고, 감독·검사 업무 집행기관인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금감원의 예산과 인력은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결정한다.

금융위는 금감원 인건비를 전년 수준으로 동결해 '호봉'이 오르는 직원의 임금이 내년에는 사실상 삭감될 처지에 놓였다. 또 1~3급 관리자 비중을 현재 43%에서 30% 아래로 줄일 것을 지시했다. 이에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가 예산 심사권을 무기로 금감원 길들이기에 나섰다"며 "금융위 해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최 위원장은 "금융위가 금감원을 길들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금감원 예산과 인건비와 관련해 외부(감사원 등)의 지적이 있었고 금감원이 지난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금감원 운영과 관련해)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며 "이를 이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년 예산 지침을 내린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민간 출신의 윤 원장이 금감원장에 취임한 이후 금융위와 금감원 갈등이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례로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의 특혜의혹에 대해 최 위원장이 윤 원장에게 공동 해명을 요청했지만 윤 원장은 이를 거절했다.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회계감리 조치 결과를 사전 통보한 사실을 유례없이 언론에 공개해 금융위와 갈등을 빚었다.

금감원이 금융위 소관업무인 정책과 규정 개정에까지 개입해 월권논란도 벌어졌다. 금감원은 법과 규정 개정이 필요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단독으로 TF(태스크포스)까지 꾸려 마련한 뒤 지난달 발표했고 금융위는 금감원이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업무를 추진한다며 금감원이 운영하는 모든 TF에 대한 보고를 요구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양 기관의 갈등이 외부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금융정책(금융위)과 감독(금감원)이 서로 협업을 해야 제 기능이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장의 만남 이후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