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도로·철도 유지관리비용 국가가 부담한다

경기 평택시 인근 도로가 노후화로 패여있는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DB

도로, 철도, 다리 등 주요 기반시설의 유지·관리비용을 중앙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30년 이상 된 노후 기반시설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기반시설의 관리체계와 재원확보방안 등을 명시한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기반시설 관리법) 제정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법은 30년 이상 노후 기반시설의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주요 기반시설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며 단기간에 집중 건설돼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30년 이상 노후 기반시설 비율은 전체의 10.3%며 2026년에는 25.8%, 2036년에는 6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 중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국가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국내법 상으로는 노후 기반시설 유지·관리에 국가 재정을 투입할 근거가 없어 문제로 지적됐다. 그동안은 기반시설의 관리주체인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이 유지·관리비용을 부담해 한계가 있었다.


이번 기반시설 관리법 제정으로 정부는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관리하는 기반시설의 유지·관리비와 성능개선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지원한도는 기존에 부담하던 비용 대비 증액분의 50%다. 성능개선비용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지자체가 적립한 성능개선충당금 금액을 한도로 지원할 수 있다.

법에서 규정하는 기반시설은 △도로·철도·항만·공항·주차장 등 교통시설 △광장·공원·녹지 등 공간시설 △유통업무설비 △수도·전기·가스공급설비 △방송·통신시설 △학교·공공청사·체육시설 △하천·유수지 등 방재시설 △화장·공동묘지 등 보건위생시설 △하수도·폐기물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이다.

지자체 등 관리주체는 기반시설의 노후화에 대비해 성능개선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사용료의 10% 내에서 기반시설 사용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고 조성된 재원은 기반시설의 유지·관리와 성능개선 비용으로 사용된다.

국토부 장관은 노후 기반시설 관리를 위해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관계 장관과 시·도지사는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기반시설관리위원회에서 이를 심의한다.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기반시설에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져 국민안전이 확보되고 장기적으로 유지관리 예산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