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더하기, 빼기'…국민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 백지수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2019년도 예산안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9년도 예산안'이 천신만고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법정시한(12월2일)을 엿새 넘긴 8일 국회는 469조6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정부 원안 470조5016억원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4조2983억이 증액되고, 5조2248억이 감액됐다. 최종 469조5752억원으로 수정했다. '더하기'와 '빼기'가 있었다. 올해도 '쪽지 예산'은 여전했다. 지역구 챙기기 예산인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1조원 이상 늘었다. 그러면서 고용절벽 시대가 무색할 정도로 일자리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지역예산 챙긴 국회 '실세'=정부는 내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으로 올해보다 약 5000억원 줄인 18조500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국회가 손을 댄 SOC 예산은 19조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회는 지난해 예산심사 때도 SOC 예산을 1조3000억원 증액했다.

특히 정치권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증액 사례가 많았다. 문희상 국회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시 망월사역 시설개선 예산이 15억원 편성됐다. 정부안에는 없었던 예산이다. 국도 39호선 송추길 확장 사업은 원안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증액됐다. 의정부 행복두리센터 건립 예산은 21억원에서 10억원 늘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 세종시도 혜택을 누렸다. 국회세종의사당건립 예산 10억원 등 세종시 예산이 국회 심사 중 신규편성됐다. 세종 산업기술단지(테크노 파크) 조성 사업 5억원도 정부 예산안에 없었지만 새로 편성됐다. 정부안에 303억여원 포함됐던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은 무려 253억원 증액됐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신규편성된 '해외 건설인의 날' 예산 3억원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강력 요구한 예산이다. 김 원내대표가 발의한 해외 건설인의 날 제정 촉구안은 지난 7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안상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예산을 챙겼다. 구체적으로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 청사 신축 예산 10억원 △강화 황청리 추모공원 설립 예산 8억4000만원 △강화 청련사 개보수 예산 9600만원 △인천 강화군 옥림·용정 지역 하수로 정비 예산 3억원 등을 챙겼다.

부산 사상구 지역구의 한국당 예결위 간사 장제원 의원도 부산 사상구 분뇨처리시설 확충 예산 17억원을 증액시켰다. 부산 사상공단 재생사업 시설비도 원안(115억원)보다 10억원 늘렸다.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 예산은 20억원 증액한 360억원에 통과됐다.

전북 군산의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군산 지역 노후 상수관망 정비 예산 22억4900만원과 군산대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캠퍼스 조성사업 예산 3억원, 군산 해양관광복합지구 조성 예산 10억원, 군산 성산면 하수처리장 설치 예산 5억원 등을 수정안에 새로 편성했다. 이밖에도 군산 소상공인 스마트 저온창고 건립 예산을 원안보다 1억6000만원 올렸다.

◇사라진 일자리 예산 4000억원=국회는 내년 청년일자리 예산을 1240억원 깎았다. 실업자의 구직 활동 지원을 위해 지급하는 구직급여 예산은 정부안보다 2165억원 줄어든 7조1828억원으로 책정됐다. 국회에서 깎인 주요 일자리사업 예산만 4000억원에 달한다.

저소득 취약계층과 청년 등을 위한 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 예산은 정부 안보다 412억원 적은 3710억원으로 책정됐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성공패키지Ⅰ'의 수혜자는 12만명에서 10만7000명으로, 청년 등이 대상인 '취업성공패키지Ⅱ'의 수혜자는 12만명에서 10만명으로 줄어든다.

주요 청년 일자리 사업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중소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정부가 일정 한도 안에서 임금을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사업 예산은 정부 안보다 400억원 깎였다. 6745억원이 배정됐다.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이 일정 기간 월급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의 지원으로 목돈을 마련하게 해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 예산도 줄었다. 정부안보다 403억원 적은 9971억원 배정됐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7조1828억원으로 정부안보다 2265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