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여파 소송으로 비화...교육단체, 국가상대 손해배상 청구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2국장이 지난 3월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6대 핵심 사항 제안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역대 최고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 교육단체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오는 11일 이번 수능으로 인해 학생·학부모가 입은 피해에 대해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진행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사걱세는 "최근 2019학년도 수능을 치른 학생·학부모들은 출제된 문제가 학교 교육과정만으로 도저히 대비할 수 없는 범위와 수준이었으며, 이로 인한 물리적·정신적 피해가 매우 큼을 호소하고 있다"며 "수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는' 출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고등학교에서 성실하게 대비한 학생이 도저히 풀 수 없어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국가가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었다면 이는 엄연히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 정상화 특별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돼야 한다"며 "수능이 교육과정 내용과 불일치해 겪는 학생·학부모의 구체적인 피해를 조명하고, 이에 대한 국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을 알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구본창 사걱세정책대안연구소 정책국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1교시 가장 문제가 많았던 국어 31번의 경우 '공교육 정상화 특별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소송 진행상황과 이의를 제기할 원고측을 더 모으는 것은 물론 이번 수능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분석단을 꾸려 구체적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월 15일 2019학년도 수능이 끝난 이후 '불수능', 이보다 더 뜨거운 '마그마 수능'이라는 시험 난이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특히 문제 이의신청 창구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역대 최다인 991건의 이의신청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수능에 출제된 문제가 현재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다른 방식의 문제유형일 뿐만 아니라 법('공교육 정상화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같이 고교 교육과정 수준을 넘어간 문제가 나온 것 자체가 '공교육 정상화 특별법' 위반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에 사걱세는 국가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해 학생·학부모의 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수능이 고교교육 정상화에 미치고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국가를 대상으로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