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우유 가격인상…미소 짓는 '빙그레'

빙그레가 베스트셀러인 바나나맛우유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실적개선과 주가전망에 힘을 받고 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EPS(주당순이익)가 최대 20%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빙그레 (67,000원 ▲1,900 +2.92%)는 전날대비 3300원(4.47%) 오른 7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빙그레가 지난 7일 바나나맛우유 가격을 공급가 기준 7.7%(1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한 것을 큰 호재로 평가했다. 지난 여름부터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이 예상돼왔는데, 인상폭이 기존 예상치(한국투자증권 5.6%)를 뛰어넘었다.

6년만의 가격인상이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워낙 탄탄해 물량감소는 제한적이고, 이익 증가폭은 클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바나나맛우유의 매출액은 이번에 가격을 올린 내수 규모만 연간 1700억원이고, 중국 등지로의 수출을 포함하면 연간 20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 기여도도 연결 실적의 절반 정도로 매우 크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량 감소가 없다고 가정하면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한 매출액 증가는 연간 130억원 규모"라며 "이것이 모두 이익으로 전환되고 일부 변동비 인상을 감안하면 EPS 개선 효과는 2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목표가는 10.3% 상향한 9만6000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번 인상 등을 이유로 내년도 빙그레의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 대비 10% 이상 상향 조정(588억원)했다. 아울러 올해와 같은 무더위가 지속되면 2012년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초 바나나맛우유 가격 인상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도 견조한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목표가는 11.6% 상향한 9만6000원을 제시했다.

전체 이익의 절반을 창출하는 빙과가 2015년 이후 구조적 개선 흐름을 보이는 점도 호재다. 내년 여름에 올해와 같은 폭염이 없더라도 가격 정찰제 확대 등으로 경쟁이 완화되면서 빙과 ASP(평균판매단가)가 상승, 실적 개선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빙과는 원가율이 낮아 가격상승에 따른 이익증가 효과가 매우 크다.

올 여름 폭염으로 빙과매출이 늘어난 빙그레는 지난 2~3분기 좋은 실적을 내놨고 주가도 8월 중순부터 한달 간 30% 넘게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빙그레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47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5%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영업이익도 513억원으로 올해 대비 8.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