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4년공백' 감사 선임, 이번엔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KB국민은행이 만 4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상임감사 모시기에 나섰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선임을 목표로 전문성과 중량감을 겸비한 인물을 찾고 있다. 감사의 장기 공백은 과거 'KB사태'가 남긴 마지막 그림자로 여겨지는 탓에 국민은행의 감사 선임 결과에 조직 내부는 물론 금융권 전반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다가오는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신임 상임감사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공식 선임 절차에 착수한 건 아니지만, 빈 자리를 채우자는 방향으로 이사회의 의견이 모아진 건 맞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상임감사 자리는 2014년 이른바 'KB사태'로 정병기 전 감사가 사퇴한 후 현재까지 4년여 비어 있다. 국내 시중은행 중 상임감사가 없는 곳은 국민은행뿐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임원급이 아닌 감사부장이 상임감사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몇차례 적임자를 물색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고사했고 일부는 '낙하산' 논란이 일며 공백이 장기화됐다. 하지만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감사부장이 보좌하는 현재 구조로는 효율적인 감사 업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 계속돼 왔다.

다만 국민은행이 다음 주총에 후보를 추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은행 내부에선 상임감사 구인 사실이 알려질 경우, 다시 한 번 정치권의 낙하산 압력이 거세져 선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팽배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임감사는 은행장과 함께 이사회에 참여하는 상근직원 중 '넘버2'의 자리인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절실하다"면서도 "또 다시 정치권의 낙하산 시도가 있다면 차라리 지금처럼 공백으로 두는 게 오히려 국민은행에 이로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 선임 작업은 임승태·권숙교·박순애·유승원 등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소속 사외이사 4인이 맡는다. 국민은행은 올해 초 정관 변경을 통해 상임감사 선임 과정에서 은행장을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