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진원 법원행정처 분리 무산?…국회, 80억 전액 미반영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서울 서초 대법원 법원행정처. 2018.2.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양승태 사법부' 당시 사법농단 의혹 사태의 재발을 막겠다며 대법원이 추진해온 법원행정처 이전이 국회의 예산 미반영으로 좌초될 처지에 놓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에서 2019년도 사법부 예산안을 확정하며 대법원이 행정처 이전을 위해 증액신청한 예산 약 80억원 전액을 반영하지 않았다.


행정처 이전은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5월말 사법농단 의혹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며 "최고 재판기관인 대법원을 운영하는 조직과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 조직을 인적·물적으로 완전히 분리하겠다"고 천명한데 따라 검토돼왔다.

대법원은 이를 위해 행정처 이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예산확보를 위한 작업을 진행,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 건물 10여개층을 빌려 행정처를 대법원 청사에서 분리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 기획재정부에 임대료 56억8600만원과 이사비 22억7500만원 등 총 79억6100만원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이같은 예산이 포함되지 못해 최종적으로 국회에서도 미반영 상태로 사법부 예산안이 확정됐다.


국회는 사법개혁을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개정되지 않았고 해당법 통과 뒤 신설될 법원사무처의 윤곽도 드러나지 않아 '시기상조'라고 판단, 사법부 예산에 약 80억원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대법원의 사법개혁 최종안 등을 살펴보고 관련 법 개정 상황에 따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전 준비와 건물 리모델링 등에 드는 시간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당분간 행정처 이전 재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대법원은 지난 3일 연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법원토론회, 예정된 일정보다 앞당겨 지난 4~10일 전국 법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법행정제도 개선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12일까지 대법원의 사법개혁 최종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단 목표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 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말 사개특위에서 박 위원장이 특위 법원·법조개혁소위원회가 13일 개의한다면서 "12일까진 법원 입장을 전달해달라"고 하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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