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청소년피해자 급증, 학교 비상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청소년들이 보이스피싱 몸캠피싱 등 각종 사이버범죄에 노출되는 사례가 급증해 학교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시 교육청을 통해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에 '보이싱피싱 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중고교생들을 상대로 '고액 아르바이트,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명목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토록 유도하는 예가 크게 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선배·친구의 권유, 고액 알바를 내세운 페이스북 카카오톡의 오픈채팅방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인터넷포털사이트의 구인 게시물을 접하면서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학생들에게 위조된 공문서를 주고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면서 돈을 받아오도록 하거나, 배송 알바를 빙자해 학생들을 모집한 후 퀵서비스를 가장해 체크카드를 수거 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소년들을 범죄에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중학교 1학년인 F양은 트위터에 게시된 ‘고액 알바’ 글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보이시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몸캠피싱(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음란물을 찍게 한 뒤 이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범죄) 피해자의 대부분도 학생들이다.

한국사이버보안협회에 따르면 2017년1월부터 2018년1월까지 몸캠피싱 피해건수는 1만여건에 달한다. 이중 40%가 성적 호기심이 가장 왕성할 때인 청소년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극도의 수치심과 함께 피해사실이 부모님이나 담임교사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금품을 마련하지 못해 반강제적으로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사실이다.

김현걸 한국사이버보안협회 이사장은 “사이버범죄는 주로 해외 범죄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적발이 어렵다”면서 “학교 차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예방차원에서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사전 교육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