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재개 첫날 급등한 삼성바이오…"이제는 펀더멘탈에 집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재개 첫날 급등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복귀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며 주가가 펀더멘탈(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오전 11시25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783,000원 ▼10,000 -1.26%)는 전거래일 대비 6만2500원(18.68%) 오른 3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됐다. 이후 장중 최고 25% 넘게 오르기도 했다.

같은 시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보유한 최대주주 삼성물산 (142,800원 ▼1,700 -1.18%)도 3% 가까이 강세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관련 불확실성이 걷힌 만큼 삼성바이오의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 실적은 공장 정기 유지보수와 3공장 감가비 등으로 이익률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의약품수탁제조개발(CDMO)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기대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잘잘못의 공방은 행정소송으로 넘어가 사실상 회계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은 대부분 해소돼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시장의 관심은 펀더멘털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생산능력(캐파) 확보가 중요한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기준 1위(36만리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점, 계약기간 내 생산자 변경이나 계약파기가 어려워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업계의 특징 등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2년마다 시행되는 공장 정기보수가 연말에 예정돼 내년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예정이어서 실적은 하반기에 큰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1, 2공장 정기보수 등으로 1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레버리지 효과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CMO(위탁생산) 사업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로 장기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468억원으로 올해보다 12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의 '분식 회계' 논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황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 적정성을 증명하고자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회계위반 사전통보를 계기로 격화했던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실적에도 여파를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영업과 수주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과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심화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28% 하향한 44만원으로 수정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초심으로 돌아가 3공장 수주에 대한 진행상황을 체크하고 임랄디(휴미라 바이오시밀러·성분명 아달리무맙)와 온트루잔트(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등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 확대속도에 다시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