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삼성전자, 무단전기설비 전기요금 한전에 배상해야"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S3라인

공장과 공장을 잇는 전기설비를 무단 설치해 예비전력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한국전력에 위약금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다만 위약금 금액은 다시 산정될 예정이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은 지난달 29일 한국전력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위약금 소송에서 한국전력에 대한 삼성전자의 위약금 규모를 132억5300만원으로 산정한 원심 판결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선로 설치를 통해 예비전력을 확보한 행위가 한전과의 정당한 계약에 위배되는 부정사용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삼성전자가 위약금을 배상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을 인정했다.

다만 위약금으로 산정된 예비전력의 기본요금 부과와 관련해 "예비전력의 계약전력 및 전기공급약관에서 규정된 예비전력 기본요금에 관한 단서 적용 여부에 관해 심리하지 않고 예비전력의 기본요금을 계산했다"며 "예비전력 기본요금에 관한 전기공급약관의 해석을 그르쳤다"며 위약금 산정을 다시 하도록 판결했다.

한전은 삼성전자가 2008년 10월부터 공장마다 체결한 전기사용계약과 별도로 경기 화성1공장과 2공장 사이에 비상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선로를 마음대로 설치했다며 2014년 1월 176억원의 위약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정전 시 반도체공장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한 자체 조치였고, 예비전력을 실제 사용한 적이 없기에 위약금을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언제든지 전력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약관상 '사용'이나 다름없는 만큼 삼성전자가 전기를 부정 사용했다며 117억6000여만원을 물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2심 역시 삼성전자가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위약금 금액을 137억5000만원으로 증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