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기 수혜 본 엔비디아의 추락… 소뱅 "지분 팔까"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엔비디아 로고. /AFPBBNews=뉴스1

일본 소프트뱅크가 반도체회사 엔비디아의 지분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상통화 수혜를 봤던 엔비디아가 가상통화 인기가 식으며 동반 부진에 빠지자 매각 검토에 나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현재 보유한 엔비디아 주식의 가치는 60억달러(6조7000달러) 수준으로, 매각시 소프트뱅크는 30억달러의 차익을 낼 수 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5월 40억달러어치 지분을 매입해 산하 IT전문투자펀드인 비전펀드로 이전시키며 엔비디아 4대 주주가 됐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가 아직 매각 결정을 확정 짓지 않았으며, 지분 전체가 아닌 일부만 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2년 간 엔비디아 주가는 인공지능(AI) 사업과 가상통화 시장이 떠오르면서 동반 상승했다. 주력으로 생산하는 그래픽 연산장치(GPU) 반도체가 가상통화 채굴 및 AI 운영 등에 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가상통화 채굴 수요가 급증해 일부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주당 110달러 수준이던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10월에는 세 배 정도인 292.06달러로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고점 대비 50% 가까이 추락한 상태다.

특히 엔비디아가 지난달 15일 실적 발표 때 공개한 내용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당시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예상치(32억4000만달러)를 밑돈 31억8000만달러라고 전하면서, 4분기 예상매출이 27억달러라고 해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앞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4분기 매출을 34억달러로 예상했다. 발표 다음날 엔비디아 주가는 18%가량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부진한 실적에 대해 "가상통화 호황이 끝나면서 남은 재고들이 최근 실적에 반영됐다"면서 "가상통화 숙취현상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포춘지는 "소프트뱅크는 최근 비전펀드가 엔비디아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대비 5040억엔(약 5조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면서 "엔비디아 주가 하락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소프트뱅크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가장 가치 있었던 자산을 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