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수주비리 유죄 받아도 시공권 유지...소송전 전개될 듯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강남 부촌’ 반포동 재건축사업장이 건설사와 조합원의 법정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비리혐의가 유죄로 확정돼도 건설사들의 시공권이 유지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사건엔 개정 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적용돼 시공권을 박탈하는 행정처분이 내려지지 않는다.
　
13일 국토교통부 및 법조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인 현대건설 및 신반포15차 시공사인 대우건설 등은 도정법 위반 혐의가 확정돼도 시·도지사의 시공권 박탈 처분이 불가능하다. 해당 비리 의혹 사건이 지난해 발생해 시공권 박탈 규정을 담은 ‘도정법 개정안’(10월 시행)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도정법 개정안’은 건설사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경우 △시공권 박탈 △과징금(공사비의 100분의20) 부과 △정비사업 2년간 입찰 참가자격 제한 등의 조치가 가능토록 했다. 하지만 개정 전 비리범죄에 대해선 기존처럼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만 받는다.
　
법조계에선 시공사 비리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조합원들이 민사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처분규정이 없는 안건이라도 이해당사자들이 민법에 따라 기존 시공사 선정 과정을 취소하는 법적 다툼에 나설 수 있어서다.
　
김은유 법무법인 강산 대표변호사는 “금품 살포로 불공정한 시공사 선정 선거가 진행됐다면 공정한 선거라는 대원칙에 위배돼 민법에 근거한 개별 소유자의 소송 제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현대건설 대우건설 및 신반포15차 재건축공사에 입찰한 롯데건설 임직원 22명과 홍보대행업체 직원 293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입건 대상자들은 지난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총 5억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대상으로 지목된 건설사들은 “검찰 수사, 재판 등 절차가 남아 있어 현 단계에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재건축 수주비리 유죄 받아도 시공권 유지...소송전 전개될 듯

도정법 개정 전 사건으로 시공권 박탈 안돼.. 조합원들 민사소송 제기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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