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조용한 조직개편…네트워크사업부에 5G 강화 '특명'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2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 내려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12일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을 담당하는 네트워크사업부 수장을 교체하는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지난주 임원인사에서 각 부문장과 사업부 수장이 모두 유임한 데 이어 조직개편도 최소화하며 안정을 꾀하는 모습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사장단과 임원인사에 따른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 조직개편이 이뤄진 게 맞다"며 "네트워크사업부장이 바뀌는 것 외에 특이사항이 없어 별도의 자료는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은 매우 소폭에 그쳤다. 네트워크사업부의 변화도 예상됐던 바다.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6일 사업부 내부적으로 조용히 이임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조직개편에 앞서 이임식을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기 사장이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고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 부사장이 후임으로 선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네트워크사업부장으로 공식 선임된 전경훈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김영기 사장과 서울대 전자공학과 선후배 사이다. 전 부사장은 다수의 5G용 안테나 및 5G 무선통신용 칩 개발을 주도한 5G 관련 기술 연구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인공지능(AI), 5G, 전장, 바이오를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 5G 상용화의 원년을 앞두고 스마트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도약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훈 부사장 이하 네트워크사업부에 5G 통신장비 경쟁력 강화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삼성전자가 5G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올해 사업부문별 변화는 미미한 가운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내 경영지원실이 신설됐다. 기존에 팀 형태로 흩어져있던 경영지원 인력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 경영지원실장에는 강봉용 부사장이 선임됐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AI, 전장사업과 관련한 조직 확대 및 개편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DS 부문장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그 결과 올해 삼성전자는 사장단 승진자는 2명(노태문 IM 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김기남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에 그쳤다. AI 사업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조직개편에서 이미 AI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임원인사 이후에도 각 부문장과 사업 수장이 그대로고 승진 폭도 최소화돼 조직개편 수요가 적었다"며 "AI센터 관련한 조직강화도 글로벌 AI센터를 7곳 신설하는 등 이미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조직 정비와 보직인사를 마무리한 삼성전자는 다음주부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며 내년 경영체제로 돌입한다. 오는 17~20일 김기남 DS 부문장 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주재로 열리는 회의에서는 사업부문별로 내년도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