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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는 대형 자영업자 이득 vs 신용카드사 수익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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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2018.12.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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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제로페이 도입돼도 추가 혜택 받을 게 없는 영세자영업자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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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제로시대다. 서울시는 20일부터 ‘제로페이’ 사업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제로페이는 연매출 8억원까지 카드수수료를 안낸다. 8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0.3%, 12억원 초과는 0.5%로 현재 카드수수료율 0.8~2.3%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제로페이’의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원래부터 영세자영업자는 카드결제로 인한 실부담액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이미 연매출 5억원 이하 가맹점은 카드 우대수수료율(0.8~1.3%)과 카드결제로 인한 부가가치세 매출세액공제(1.3~2.6%)를 받는 덕분에 카드수수료 부담이 없었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 8월 부가가치세 매출세액공제를 500만원에서 700만원(연매출 10억원 이하)으로 늘렸다. 그런데 11월에 또다시 우대수수료율을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1.4%,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1.6%로 신설하고 매출세액공제 한도를 1000만원(연매출 10억원 이하)으로 확대해 중·대형 자영업자까지 혜택이 늘어났다.

이에 따르면 연매출 3억원인 영세가맹점은 매출세액공제를 통해 카드수수료를 한 푼도 부담하지 않고 오히려 연 150만~540만원의 이득을 얻는다. 연매출 5억원인 중소가맹점은 연 350만원까지 이득이 생긴다.

이렇다 보니 제로페이 성공 여부는 카드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기 보다는 신용카드보다 얼마나 유리한가에 달리게 됐다.

제로페이는 체크카드를 활성화해서 일정 부분 가계부채 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한 영세·중소가맹점 등은 부가가치세 매출세액 환급으로 더 많은 이득을 챙기고 개인 사용자들은 소득공제를 40%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영세가맹점은 이미 카드결제 실부담액이 없는 상황이라 제로페이의 매력이 크지 않다. 또한 신용카드에 익숙한 일반인들이 체크카드 형식의 제로페이를 얼마나 이용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애초부터 카드수수료를 영세자영업자 수익 악화 원인으로 문제 삼은 것 자체가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 올해 언론과 일부 단체에서는 영세자영업 수익 악화 원인으로 카드수수료를 지목했다. 그리고 편의점이 영세자영업을 대표하는 것처럼 내세웠다. 편의점이 카드수수료율 인하에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점포당 연 매출액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5억원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의하면 지난해 3대 편의점의 월별 점포당 매출액을 12개월로 추산한 연 매출액은 6억2000만원 정도다.

그러나 여러 기준을 적용해도 편의점을 영세자영업자라 부르긴 어렵다. 카드가맹점 기준으로는 연매출 3억원 이하가 영세가맹점, 3억원 초과~5억원 이하가 중소가맹점으로 분류된다. 2016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을 보면 2015년 등록된 자영업자 중 연매출 5억원 이상이 7.7%로 당시 매출액 기준으로 편의점은 자영업 상위 10% 안에 든다. 또한 올 11월 기준 전체 자영업자 중 71%는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다.

하지만 올해 계속해서 카드수수료 부담이 부풀려졌다. 이에 정부는 카드수수료율을 낮추고 부가가치세 매출세액공제 한도를 높였다. 서울시는 아예 영세자영업자에게는 카드수수료가 없는 ‘제로페이’ 체크카드를 들고 나왔다.

결국 카드수수료 실부담액이 없어 추가 혜택을 받을 게 없는 영세자영업자 대신 중·대형 자영업자만 이득을 챙겼다. 연매출 5억~30억원대 중·대형 자영업자가 카드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받고 일반 국민이 낸 세금으로 세액 공제 혜택을 누리는 셈이 됐다.

반면 영세자영업에 크게 도움도 안 되는 카드수수료율 인하나 대체카드 사업으로 신용카드사, 밴사 등은 수익이 악화될 처지에 놓였다. 신용카드사는 직접적인 수수료 수입 감소와 동시에 카드매출의 일부를 제로페이에 잠식당하게 됐다. 결국 신용카드사는 고용을 줄이고 신용카드 사용자에게 제공하던 부가서비스를 축소해야 할 판이다.

이번 카드수수료 논란은 경제 문제를 경제가 아닌 정치 프레임으로 접근한 사례다. 카드수수료 부담이 큰 것처럼 주장했지만 정작 영세자영업자 수익 개선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 중·대형 자영업자의 배를 불리고 신용카드사 수익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12월 14일 (10:2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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