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저인금 인상, 車·식료품에 '긍정'-전자·비금속에 '부정'

최저임금 인상이 한국의 제조업 생산성을 높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제조업체의 규모가 클수록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전자제품과 비금속제품 등 일부 업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고 영세기업일수록 생산성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BOK경제연구-최저임금과 생산성:우리나라 제조업의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영향률에 변화를 줘 결국 제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1∼2016년 중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와 지역별고용조사 자료로 사업체별 최저임금 대상근로자 비율을 계산하고, 이를 업종별·고용규모별로 평균해 각각의 최저임금영향률을 산출했다. 최저임금영향률은 총임금근로자 대비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율로, 최저임금 인상시 최저임금을 소폭 상회하는 근로자의 임금도 함께 인상되는 파급효과를 감안한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의 1.2배 이하를 받는 근로자를 대상에 포함했다. 다만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최저임금 인상을 반영한 것으로 최저임금을 10%대로 급격히 올린 2017년과 2018년의 상황은 포함되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최저임금영향률 변화를 통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영향률이 5% 상승할 경우 업종별 생산성 변화를 보면 의복·의복액세서리·모피제품은 생산성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죽·가방·신발과 가구, 비금속광물 등도 마이너스(-)가 됐다.

반면 금속가공과 자동차·트레일러, 1차금속, 식료품 등은 플러스(+)로 생산성이 개선됐다. 제조업 전체로는 생산성이 높아졌다.


또 최저임금영향률은 업종과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났다. 식료품과 의복 등은 최저임금영향률이 20% 이상이고 석유정제, 기타운송수단 등은 5% 이하다. 5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30% 이상인데 300인 이상 대규모 기업은 5% 이하다.

최저임금영향률이 클수록 임금상승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고용증가율은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2014∼2016년에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임시일용 근로자는 오히려 임금이 감소했다. 고용 측면에서 최저임금영향률이 큰 업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이 상용근로자에게만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작은 기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으로 모든 유형 근로자의 고용이 줄었다.
육승환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연구위원은 "정부에서도 업종별, 연령별, 고용규모별 특수성을 감안해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하려는 논의가 있는데 그것과 관련된 연구로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영향률의 차이로 인해 최저임금이 고용, 임금,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규모에 따라 상이할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