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산타랠리', 살길은 '배당주'…알짜종목 고르는 법

연말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유럽 정치 불안 등 변동성 확대로 '산타 랠리’를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배당수익이 보장된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예년에는 12월에 배당주 주가가 부진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배당 기대감이 선반영돼 연말로 갈수록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올해는 배당주 강세가 끝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주가가 좋지 않아 배당투자 수요가 늘고 기업도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사라진 '산타랠리', 살길은 '배당주'…이런 종목 잡아라=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2479.65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2095.55로 15.5% 하락했다. 2000선이 깨졌던 10월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배당수익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올해 코스피 배당 수익률은 2.4% 수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주가가 조정을 받은 만큼 지금 투자하면 같은 자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배당이 확정된 후에 차익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수 있는 만큼 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실적까지 뒷받침되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시가총액, 최근 3년간 배당성향, 주당순이익(EPS), 주당배당액(DPS)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최소 5000억원 이상이고, 최근 3년간 배당성향이 20% 이상인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며 "올해 주당순이익 컨센서스가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종목을 추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주님께 드립니다"…수익률 5% 웃도는 알짜 배당주=증권사 리처시센터가 주목한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은 배당수익률이 8%에 육박하는 효성 (58,400원 ▲100 +0.17%)이다. 효성은 1주당 4000원 이상 배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휴켐스 (19,250원 ▼90 -0.47%)(6%), 대신증권 (15,400원 ▲160 +1.05%)(5.3%), 현대중공업지주 (65,200원 ▲300 +0.46%)(5.1%), 메리츠종금(5%) 등도 5%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다.

기업은행 (13,560원 ▼30 -0.22%), 하나금융지주 (56,600원 ▲100 +0.18%), DGB금융지주 (8,420원 ▲20 +0.24%), KB금융 (69,300원 ▲400 +0.58%), 삼성카드 (37,850원 ▲400 +1.07%), NH투자증권 (11,910원 ▲190 +1.62%) 등 금융 관련 기업과 두산 (135,000원 ▼2,000 -1.46%), S-Oil (76,000원 ▼900 -1.17%), SK이노베이션 (107,500원 ▼2,500 -2.27%)도 배당수익률이 4% 이상이다. 현대차 (250,000원 ▼2,500 -0.99%)와 KT&G (89,000원 ▼400 -0.45%), SK텔레콤 (51,000원 ▼100 -0.20%), 롯데케미칼 (100,400원 ▲300 +0.30%) 등도 시중은행 적금 금리보다 훨씬 높은 3%대 후반 수익률을 자랑한다.

올해 12월 결산법인 배당락일(배당금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은 27일이다. 따라서 배당을 받으려면 오는 26일까지 배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뿐 아니라 배당에도 서프라이즈가 존재한다"며 "올 1~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성장했고, 4분기 적자를 낸 적이 없는 탄탄한 기업을 골라 투자하면 배당락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