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KAIST 총장 ‘운명의 날’…'직무정지' 오늘 결정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신성철 총장/사진=뉴시스

14일 오전 10시 30분, 신성철 카이스트(KAIST)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린다. 이사회 안건에 현 재임중인 총장의 직무정지 안건이 상정된 것은 KAIST 개교 47년만에 처음이다. 신 총장은 연구비 횡령 의혹으로 정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요구를 받은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기관장으로, 정부가 전 정권때 임명된 과학계 인사들을 물갈이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날 신 총장을 포함한 10명의 이사진 가운데 과반 이상이 직무정지에 찬성하면 신 총장 직무는 즉각 정지된다. 이 경우 KAIST 박오옥 교학부총장이 총장 직무 대행을 맡게 되며 KAIST는 비상운영위원회를 가동하게 된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 총장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KAIST 이사회에 직무정지를 요청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신 총장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이던 지난 2013년,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공동연구계약을 맺으며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연구장비 사용료 22억여 원을 지급했고, 이 중 일부가 해당 연구소에 근무하던 신 총장 제자인 임 모 박사의 인건비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혐의를 적용, KAIST 이사회에 신 총장 직무정지를 요청하고 검찰 고발했다.

이에 신 총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동연구가 진행됐다고 반박했지만, 지난 13일 과기정통부 감사관실은 브리핑을 통해 '국가계약법' 위반이라며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신 총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자신의 비위 의혹과 위법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과학계는 반발하고 있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며 “직무정지 요청을 철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도 신 총장을 둘러싼 국내 과기계 내홍을 비중있게 다뤘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신 총장 직무 정지요청은 철회하는 게 맞다"며 "과학기술인의 비판은 현 정부에서 자행되는 찍어내기 식의 부당하고 무리한 표적 감사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