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일반공모 미달, 실권주 주관사가 전량 인수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공모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 냈던 에이비엘바이오가 일반청약에서는 공모미달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권주들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성장성에 베팅한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가져가 상장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14일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양일간 진행된 에이비엘바이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0.7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청약에서 전체 공모물량 600만주의 20%인 120만주를 배정했다. 실제 청약에서는 약 94만주만 청약됐으며, 이중 68만주 정도가 실권이 났고 전량을 한국투자증권이 가져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 성공했지만 일반투자자들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했다. 이 회사는 이달 초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희망공모가밴드(1만3000~1만7000원)의 중단인 1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전체 공모규모는 900억원으로 수요예측에 성공했단 평가를 받았다.

수요예측에 460건이 참여했고, 경쟁률은 60대1이었다. 국내 기관들이 적극 수요예측에 참여했으며, 특히 해외기관투자자들이 88건의 수요예측에 참여 1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의무보유확약 물량도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의 특징을 잘 아는 기관투자자들이 에이비엘바이오 성장성에 주목한 것 같다"며 "최근 위축된 공모시장 분위기를 생각하면 성공적으로 수요예측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미달된 물량은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모두 인수했다.

이번에 일반공모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한 것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사업에 대해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의 시각차가 존재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해외기관투자자들은 회사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가치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며 "아직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같은 가능성을 잘 알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등 구체적인 성과들이 이제 막 나오는 단계"라며 "앞으로 기술수출 등이 이어지면 회사의 가치가 다시 평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과거 일반공모 청약 미달이 발생했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한 펄어비스의 사례가 에이비엘바이오 상장에서도 재현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상장된 펄어비스는 일반청약에서 0.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권 물량을 기관투자자들이 가져가면서 어렵게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이후 반전이 벌어졌다. 지난해 9월 펄어비스의 공모가는 10만3000원으로 상장했다. 이후 잠시 시초가를 밑돌기도 했지만 지난 3월에는 28만71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현재가격은 18만원 정도다. 펄어비스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