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 "국민연금료 부담"…'세금으로 기초연금 더주기'힘받나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성일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박 장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류근혁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 정부가 발표한 제도개선안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은 보험료율 인상폭에 따라 현행 40%에서 45~50%로 조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2018.12.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건복지부가 14일 내놓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기초연금과 퇴직연금, 주택·농지연금 등 다양한 연금제도와 연계해 구성한 게 특징이다. 설문조사 결과 국민이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데 극히 부정적이이다. 반면 현행 국민연금 급여로는 노후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해 소득 하위 70%에게 주는 기초연금을 인상하는 안이 유력해 보인다.

이날 정부는 4가지 정책조합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 기초연금, 국민연금 제도를 유지하거나 △기초연금만 확대하는 방안 △국민연금 보험료율만 현재보다 3%포인트 또는 4%포인트 인상해 소득대체율(은퇴 전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의 비율)을 각각 45%, 50%로 높이는 방안이다. 국민연금을 60세까지 납부하고 65세에 연금을 타기 시작하는 현행 제도는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만 인상해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는 방안은 현재 9%인 보험료율은 2021년부터 5년마다 1%포인트 인상해 최대 2036년까지 13%로 높이는 내용이다.

기초연금을 그대로 둔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한 실질 급여액은 현행 86만7000원에서, 97만5000 원으로 올라간다. 보험료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연금 고갈 시점은 늦춰진다. 현행대로라면 2057년이면 기금이 다 소진되겠지만, 개정안대로라면 2062년으로 5년 늦춰진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국민연금 급여로 생활비를 조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은퇴 후 생활비는 최소 약 95만~108만원에 달한다. 적정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137만~154만원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되 기초연금만 인상하는 안은 기초연금을 2022년 40만원으로 올리는 것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한 실질 급여액은 101만7000원으로 늘어난다. 기초생활비는 어느 정도 맞추는 게 가능해진다. 기초연금은 이미 20만원에서 지난 9월 25만원으로 인상됐으며, 2021년에는 30만원으로 추가 인상하게 돼 있다.

이 경우 국민연금 소진 시점은 2057년으로, 현행 제도와 변화 없다는 게 문제다. 또 기초연금은 정부가 세금을 거둬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재정 부담은 불가피하다. 대략 연간 4조~5조원의 추가적인 재정소요가 예상된다. 다만 기초연금은 소득하위 70%에게만 주고 있어 소득 재분배 기능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인상에 따라 소요되는 추가적인 예산소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은 소득대체율은 높여야 한다고 보지만, 보험료 수준에는 큰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초연금 인상과 연계하는 안이 유력해 보인다. 복지부가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 등 2000 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행 보험료가 부담된다는 응답이 63.4%였다. 소득대체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53.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