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지선다형' 연금 개선안 내놓은 정부…결정은 국회로 넘겨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보건복지부가 14일 발표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은 문자 그대로 정부안이다. 보험료율 인상 등 종합운영계획안에 담긴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회에서 최종 결정을 하게 되는데, 과거 사례를 보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복지부는 이날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하면서 4개의 정책조합을 제시했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는 방안부터 보험료율을 최대 4%포인트 인상하는 방안까지 다양하게 담았다.

'4지선다형'으로 보이는 정책조합 중 하나로 결정될지, 또 다른 정책대안이 확정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이후 거쳐야 할 사회적 합의 절차와 국회의 국민연금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제도는 모두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정부)안을 갖고 있더라도 의회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8년 도입한 국민연금이 큰 변화를 겪은 건 두 번이다. 1998년에는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낮췄다. 당시 연금 수급연령도 65세로 높였다. 2007년에는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4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안이 확정됐다.

두 차례 제도개선은 '연금개혁'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변화가 컸다. 그만큼 국회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정부가 5년마다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만, 10년에 한번 정도만 개혁이 이뤄진 것이다.

이번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논의도 예고돼 있다. 정부는 경사노위를 통해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국회 논의 과정까지 감안하면 제도개선 여부와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다.

특히 보험료율 인상은 국민적 반감이 크기 때문에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복지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행 보험료가 부담된다는 비율이 63.4%에 이른다. 내년에는 2020년 총선과도 맞물려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박 장관은 "각계각층이 모여 제도개선을 논의하고 있는데, 그런 논의 구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으로 생각된다"며 "국회의원들이 여론을 같이 들어가면서 정부안을 기초로 개선안을 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