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라인, 황금알 낳는 이모티콘·캐릭터 키운다

카카오·네이버 라인 등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메신저 이모티콘 등 캐릭터 IP(지식재산권)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캐릭터 기반 콘텐츠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관련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메신저 이모티콘·스티커 ‘불티’=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날엔터테인먼트에 맡겨 외주로 진행한 ‘카카오 이모티콘 MCP(Master Content Provider)사업’을 내년 2월 50억원에 양수할 예정이다. 이모티콘 관련 사업권과 인력을 넘겨받아 카카오 내부에서 관련 사업을 본격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전담할 디지털아이템팀도 운영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 마케팅이나 사내외 커뮤니케이션에 이모티콘을 활용하는 B2B(기업간 거래) 영역 등으로 이모티콘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1년 11월 카카오톡에 처음 등장한 카카오 이모티콘은 스타작가와 인기 캐릭터를 배출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6개로 시작한 이모티콘 상품은 올해 6500여개로 늘었다. 누적 매출 10억원 이상 이모티콘은 총 50개. 이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매월 2700만명이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월평균 발신되는 이모티콘 메시지는 22억건에 달한다.

네이버의 일본 계열사 라인프렌즈도 ‘라인 캐릭터 스티커’(이하 라인스티커)로 세계 2억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했다. 26만여종의 스티커를 판매하며 사용자들은 매일 4억여개의 스티커를 쓴다. 지난해에는 인기 아이돌 방탄소년단과 협업, ‘BT21’ 스티커를 만들어 라인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 활용할 수 있게 제공했다. 기업용 메신저 라인웍스는 지난 9월 비즈니스 채팅용 신규 스티커 4종, 200여개를 선보였다. 라인 관계자는 “문자 대신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 대세가 되면서 스타 마케팅, 기업용 콘텐츠 등 캐릭터 기반의 이모티콘, 스티커 활용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온 캐릭터 IP…글로벌도 ‘정조준’=카카오, 라인 등은 메신저 이모티콘을 넘어 창작, 상품 제작·판매, 콘텐츠 연계 등 캐릭터를 ‘돈 되는’ IP로 키우기 위해 적극 나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산업은 지난해 11조567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올 상반기 국내 캐릭터 매출은 5조9361억원, 수출액은 2910억원에 이른다. 수출이 늘면서 각 사는 자회사를 만들어 해외진출에도 나섰다.

카카오의 캐릭터 자회사 카카오프렌즈는 올해 카카오IX로 사명을 변경하고 해외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카카오가 캐릭터상품을 수출하는 국가는 50개국. 지난해 캐릭터사업 매출은 976억원으로 2년 사이 9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IX는 지난 7월 40억원을 투자해 일본법인을 설립했다. 연내 일본에 해외 첫 오프라인 캐릭터 매장도 문을 연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현지 특성에 맞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라인프렌즈도 일본에서 캐릭터사업을 시작해 한국, 중국, 홍콩, 동남아 등으로 활발히 확장 중이다. 각 국가에 캐릭터매장을 세우고 게임, 의류, 패션잡화, 인테리어, 장난감, 애니메이션 등 약 6400종의 상품과 서비스 디자인에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다. 분사 직후인 2015년 매출 376억원을 기록한 라인프렌즈는 2016년 1010억원, 지난해 12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와 라인은 내년 미키마우스, 어벤저스 등 글로벌 IP 격전지인 미국 공략에 나선다. 미국 아마존 글로벌 상품관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 채널도 확보했다. 라인의 경우 지난해 뉴욕타임스퀘어에 정식 매장을 열고 북미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캐릭터산업은 문구, 완구류 진출로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콘텐츠 원천 자원으로 가치가 무궁무진해졌다”며 “장수 IP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연계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