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사업 재기획 준비 '지각'..지역R&D 단년 '임시편성'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2019년 지역기업 R&D(연구·개발) 지원사업이 효율성이 낮은 단년도 과제만 신청받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사업이 일몰되는데도 사업주체 이관 등으로 재기획안을 제때 준비하지 못해서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역기업 R&D를 지원하는 지역특화산업육성 사업은 내년에 일몰된다. 내년에는 신규 신청을 받지 않고 올해까지 신청받은 R&D만 지원한다. 이에 지역특화산업육성사업 예산도 올해 1105억원에서 내년 465억원으로 640억원가량 감액됐다.

지역기업의 신규 R&D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중기부는 부랴부랴 감액된 예산규모만큼 3가지 신규사업을 임시 편성했다. △개방형혁신 바우처사업(210억원) △지역기업 혁신성장 지원사업(300억원) △국가융복합단지 연계 지역기업 R&D 지원사업(141억원) 등이다.

문제는 신규 사업이 임시편성 성격을 띠면서 1년짜리 ‘단년도 R&D 과제’만 신청받는다는 점이다. R&D는 연구부터 사업성과가 나올 때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2년 이상 다년도 과제를 중심으로 지원한다. 과제기간이 짧으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쉬운 분야만 지원이 집중될 수 있어서다. 기존 시행된 지역특화산업육성 사업도 다년도 과제가 261개로 전체 397개 과제 중 65.7%를 차지했다.

이는 중기부가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역특화산업 육성사업을 이관받은 뒤 일몰을 미리 대비하지 못해 벌어진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 일몰 여부를 제때 체크하지 못한 중기부가 사업 재기획을 늦게 준비했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치지 못하면서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와 예산정책처는 내년도 예산안 분석서와 예산안 검토보고서 등에서 “지역특화사업육성사업 일몰은 2019년으로 예정돼 있었음에도 사전준비가 부족했다”며 “신규과제가 단년도 과제만 지원하게 돼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중기부는 단년도사업 편성 사실을 인정하면서 임시사업 성과를 반영, 2020년부터 완성도 높은 사업을 만들겠다고 해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단년도로 지원되는 신규사업의 성과를 기반으로 재기획안을 좀더 수정·보완해 2020년부터는 다년도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