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8일 개혁개방 40주년 연설…對美 메시지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블룸버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8일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 참석해 연설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이번 연설에서 대대적인 개혁개방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이 연설을 하게 될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는 18일 오전 10시부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다. 중국중앙(CC) TV, 신화망 등을 통해 직접 생중계될 예정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40년 전인 1978년 12월18일 당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이 중국 공산당 제 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회의(11기 3중 전회)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공식화하면서 시작됐다.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은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이번 연설을 대대적인 시장 개방 확대를 천명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중 무역전쟁을 타개하기 위한 협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자발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천명함으로써 미국에 양보하는 모양새를 최대한 희석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보도에서 "중국은 미국에 상당한 양보를 해야 하지만 이것이 나약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인상을 주면 국내 정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과거 주룽지 전 총리가 1990년대 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을 하면서 시장 개방을 위한 양보 조치를 취했다는 내용이 알려져 중국 내 일각에서 그를 '반역자'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에도 미국과의 타협을 위해선 상당 수준의 양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국은 △중국의 대규모 대미 무역 흑자 축소 외에도 △강제적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침해 △비관세 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등에 대한 구조적 변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양보를 하더라도 개혁개방 4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무대에서 시장 개방 및 개혁 조치들이 나올 경우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닌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지속과 심화라는 관점에서 선전하기가 용이해진다.


SCMP는 시 주석이 이번 연설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 확대,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서비스 분야 개방 확대 등의 원칙을 천명하고 시장 개방의 대상이 되는 업종과 구체적인 개방 정책 등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달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대두 수입 재개 등 구체적인 양보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이 최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 정책도 일부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