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유연근로 기간 1년으로 늘려야"…고용부·국회에 건의

/임종철 디자인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유연근로시간제 단위·정산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근로시간단축 연착륙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고용노동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한경연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경쟁력 저하를 생산성 향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선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처럼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 반도체, 바이오, 제약, 게임 등의 업계는 경쟁력의 핵심인 신제품 개발과 연구개발(R&D) 업무에 3개월 이상의 집중 근무가 필요한 만큼 현행 탄력적근로시간제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도 현행 1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해 집중 근로시간이 필요한 소프트웨어개발·연구개발·영상콘텐츠 제작 업종의 애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로시간 규제와 업무성과와의 관계가 약한 전문직 근로자에게 업무수행 방식에 재량권을 주기 위해 도입한 재량근로시간제의 적용대상도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1997년 제도 도입 당시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재량껏 근무하는 전문직 근로자가 증가한 노동시장 환경변화를 감안해 금융상품개발자 등 새로운 전문직군과 기획·계획수립·조사·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직 근로자를 재량근로시간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현재 자연재해 등에 한해 고용부 장관의 인가와 근로자의 동의가 있으면 1주 연장근로 한도 초과 근로를 허용하는 인가연장 근로 대상의 확대도 건의했다.

석유화약업계의 정기보수 업무 등 업종 특성상 한시적으로 1주 52시간 한도를 준수하기 어려운 업무에 대해서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 임원 운전기사의 경우 대기시간이 많아 현실적으로 1주 52시간 한도를 준수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단속적 근로자로 승인, 근로시간 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1일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은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연장 등의 사전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고용노동부도 근로시간 단축제 연착륙을 위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지도·감독을 올해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계도해 나갈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달엔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연장 관련 보완입법을 완료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단위기간 연장을 논의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의 출범이 늦어지면서 연내 입법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연장 관련 입법이 연말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쟁력 약화, 범법자 양산 등 기업의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관련 입법이 최대한 빠르게 완료돼야 한다"며 "오는 31일까지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산업현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보완 입법이 완료될 때까지 계도기간을 연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