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택시노조 집회, 불법행위엔 엄정대응"

민갑룡 경찰청장 /사진=뉴스1

민갑룡 경찰청장이 이달 20일 열릴 택시노조들의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주최 측에 질서유지를 당부했다.

민 청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분신한 분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것때문에 감정적으로 치달아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car pool)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던 50대 택시기사가 이달 10일 국회 앞에서 분신 사망하자 택시노조들은 20일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차량 1만대를 동원해 국회를 둘러싼 후 서강대교를 막고 경찰과 몸싸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국민들 역시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해 공분하고 있다는 것을 노조 측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회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불법에는 엄정대응하겠다"며 "사전에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고위직 인사도 택시노조들의 집회 이후에 실시한다. 민 청장은 "택시기사들의 집회가 끝난 후 고위직 전보 인사를 최종 발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13일 총경 15명을 경무관 승진 임용 예정자로 내정했으나 이들이 이동할 보직은 밝히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른바 '인사 항명'이 일었던 것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현직 경무관인 송무빈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은 치안감 승진내정자가 발표된 지난달 29일 "인사 원칙과 기준이 타당한지 묻고 싶다"며 지역, 입직 경로에 따라 안배하는 현 인사시스템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 민 청장은 "성과와 역량이 인사 평가의 기초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입직별, 지역별, 기능별 균형인사를 하지 않으면 큰 조직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불만을 제기한) 송 경비부장의 명예퇴직 절차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연루된 경찰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달 11일 "이명박 정권 시절 인권위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인권침해를 인정한 후 경찰청 정보국이 '인권위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민 청장은 "경찰청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수사했던 대상 중에 (인권위 블랙리스트 관련자가) 있다"며 "검찰이 수사 중이므로 구체적인 내용 말씀드리는건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