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프랜차이즈…잘 나가는 기업도 상장 STOP

이디야커피, 본아이에프, 쥬씨 등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해 온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상장 작업을 중지하거나 연기했다. 영업 환경이 악화된데다 토종 프랜차이즈 성공신화로 꼽혔던 미스터피자 MP그룹이 상장 폐지 위기를 겪으며 상장 계획을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장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도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17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본아이에프, 쥬씨 등이 상장 추진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가맹점과 상생 추구, 내실 다지기 등이 공통된 이유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외식 산업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당장 상장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1위인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대우와 IPO(기업공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 계획을 밝혔지만, 올해 2분기 상장 계획을 접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상장을 검토했지만 가맹점과 상생 경영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상반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해 상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 역시 2016년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해 준비해오다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상장 계획은) 연기됐고 정확한 일정이 없다"고 말했다. 본죽, 본도시락 등 브랜드 힘을 키운 다음 상장을 추진하는 게 순서인 것 같다는 내부 의견이 작용했다.

생과일주스 브랜드 쥬씨도 2016년 한국투자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가 지난해부터 상장 논의가 중단됐다. 지난해 매출이 185억원으로 전년(433억원) 대비 57% 가량 줄어 상장 추진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쥬씨 관계자는 "회사 내실부터 다지고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인 업체들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출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3월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당초 교촌치킨은 상장 시기를 2020년으로 잡았다. 하지만 교촌치킨 관계자는 “처음부터 급하게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었다”며 “점주와 공생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빽다방 등을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월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상장하려는 이유는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 경영자가 잘못 판단하면 오래갈 수 없을 거 같아 다양한 감시 체제를 두려고 하는 것”이라면서도 “무리해서 상장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준비는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상장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서두르거나 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내수 경기 침체와 상장 후 불투명성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MP그룹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MP그룹의 상장폐지를 의결했지만 10일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4개월간의 개선기간을 받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미스터피자가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프랜차이즈 본사가 주주들에게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가맹점을 쥐어짜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현재같이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점주들의 어려움을 본사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