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 잠자는 기술, 사업화 촉진"…정부, 300억 펀드 조성

정부가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한 R&D(연구·개발) 지원체계를 기술특성에 맞게 개편하고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보유한 기술의 사업화 자금으로 기술사업화촉진펀드를 조성한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관점에서 이들 기술을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17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시범사업으로 모태펀드 내 300억원 규모의 기술사업화촉진펀드를 새롭게 조성한다고 밝혔다. 펀드는 대학이나 연구소 등 기술보유 기관에서 기술을 출자한 창업기업에 투자한다. 창업기업은 연구소 기업이나 실험실 창업,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R&D 성공기업 등이 해당된다. 투자운용은 VC(벤처캐피탈), 기술지주, 액셀러레이터 등이 맡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우선 모태펀드 출자예산 중 180억원을 여기에 투입해 민간 마중물 역할을 할 예정이다. 120억원은 개인투자조합이나 벤처펀드 등 민간에서 조달한다. 손실 발생 시 모태펀드가 우선 부담하고 초과수익의 20%까지 지급해 민간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사업화 지원 모델이 벤처투자 성공모델로 손꼽히는 이스라엘의 사례와 유사하다. 이스라엘은 모태펀드를 조성, 지방 대학과 연구소의 우수기술을 발굴·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아울러 정부는 R&D 지원 체계를 상용, 기반, 도전기술 등 기술별 특성에 맞게 개편한다. 상용기술에선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R&D 바우처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반영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고 모태펀드를 활용해 민간과 매칭 방식으로 R&D펀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외에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의 '투자·성장·회수·재도전'으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보강 계획도 내놨다. 창업 분야에선 2조원 규모의 혁신창업펀드를 업력 1~3년의 창업초기 기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성장 분야에선 소액공모 한도액을 현행 1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늘리고,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창업 7년 이내 기업에서 모든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또 부동산, 동산, 채권, 지식재산권 등을 묶어서 담보로 활용하는 일괄담보제를 도입한다.

회수 분야의 경우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M&A(인수·합병) 시 법인세 감면 혜택을 2021년 말까지 연장하고, 재도전 분야의 경우 사업전환지원자금 융자 거치기간을 시설·운전자금 각각 1년씩 늘려주기로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고 경제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며 "시범사업인 기술사업화 촉진펀드는 내년 2월 출자사업 공고를 시작으로 7월쯤 펀드결성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