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협업전문회사제 도입…대·중소기업간 협업은 미지수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9년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재직자의 노후보장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간 협업을 확대하는 지원정책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의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강화의 일환으로 기업간 협업을 목적으로 공동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협업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대·중소기업간 협업 강화를 위해 협업선도기업 200개를 지정하고 협업전문회사 100개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중기부에 따르면 협업전문회사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산하는 명목회사(페이퍼컴퍼니) 형태다. 기존에 기업간 협업에서 합작법인 등을 만들면 조직구성 등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도 이윤배분이나 법인해산에 어려움이 따른 문제점을 해소해보자는 취지다. 일례로 A유통회사는 독점판매권을 보유하기 위해 B중소제조업체와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이익실현(엑시트)이 어려워지면서 원하지 않게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업관리자와 자산관리자를 따로 두도록 해 조성자금에 대한 자산관리와 회계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했다"며 "수익이 발생하면 지분대로 배분하고 청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협업전문회사 제도가 당장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협업전문회사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기업간 거래를 통해 얼마든지 중소기업의 상품이나 기술을 습득할 수 있어서다. 대·중소기업간 갑을관계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중기부 역시 처음부터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기대할 순 없다는 반응이다. 일본 교토의 정밀기계분야 협업회사 '제너럴프로덕션'처럼 중소기업끼리의 협업이 우선적인 목표다. 150개 중소기업이 모인 제너럴프로덕션은 각자 역할분담을 통해 2년만에 토요타 1차 협력업체로 지정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강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프라이머리 회사채 담보주증권(P-CBO) 공급규모를 지난해보다 6000억원 늘린 2조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P-CBO는 신용이 낮은 기업의 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담보부증권으로 2000년 도입됐다.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퇴직연금기금제도도 내년부터 추진한다. 영세사업장이 개별 납부한 적립금을 통합운용하고 운용수수료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민간 복리시설 이용을 지원하고 재원을 다변화해 복지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맞춤형 복지모델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