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큰 연말장…외국인은 '건설주', 기관은 '시총주' 샀다

올 4분기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건설·화학·정유·중공업·통신·전자 등 중후장대 업종의 대표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재현, 베어마켓 공포 등이 시장을 강타한 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단기차익'보다 '안정성'으로 투자 방향키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4분기(10월1일~12월18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휠라코리아 (39,550원 ▼150 -0.38%)(2205억원)다. 특히 10월24일~11월27일, 12월7일부터 이날까지 순매수를 지속했다. 9월 말 40.4%였던 휠라코리아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이날 47.1%로 늘었다.

건설주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GS건설 (14,230원 ▲150 +1.07%)(1390억원), 대림산업 (49,800원 ▲1,300 +2.68%)(1328억원), 현대건설 (32,100원 ▲750 +2.39%)(1251억원) 등 3개 종목을 각각 1000억원 이상 사들여 모두 순매수 5위권 안에 올려놨다. 이들 종목의 외국인 지분 비중도 3~4%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 말 현재 23.6%였던 GS건설의 외인 비중은 26.3%로 뛰었다. 대림산업은 38%에서 42.1%로, 현대건설은 22.7%에서 24.4%로 각각 늘었다.

대한항공 (20,800원 ▲650 +3.23%)과 삼성엔지니어링 (25,300원 ▲500 +2.02%), 롯데케미칼 (100,800원 ▲900 +0.90%)도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대우조선해양 (32,150원 ▲3,150 +10.86%)과 롯데쇼핑 (65,400원 ▲400 +0.62%),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24,000원 ▲4,000 +1.82%), 카카오 (47,250원 ▲350 +0.75%), S-Oil (75,600원 ▲300 +0.40%), 기아차 (110,900원 ▼2,200 -1.95%), 메리츠종금증권 (6,100원 ▼200 -3.17%), 현대제철 (32,150원 ▲1,500 +4.89%), LG디스플레이 (10,110원 ▲290 +2.95%), SK하이닉스 (180,400원 ▲1,700 +0.95%) 등은 5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이다.

기관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했다. 같은 기간 시총 1위인 삼성전자 (79,900원 ▲1,000 +1.27%)(6104억원)와 시총 3위인 셀트리온 (175,700원 ▲4,700 +2.75%)(5075억원)을 주식 카트에 가장 많이 담았다.


이어 KT&G (90,800원 ▲1,900 +2.14%)(2841억원)와 한국전력 (20,600원 ▲830 +4.20%)(2590억원), 신한지주 (41,500원 ▲950 +2.34%)(1876억원), SK텔레콤 (50,800원 ▲500 +0.99%)(1510억원), 현대모비스 (234,500원 0.00%)(1271억원), SK이노베이션 (106,700원 ▲1,900 +1.81%)(1218억원) 등 시총 20위 이내 종목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투자 초점을 안정성에 맞추면서 동시에 쌍끌이 매수하는 종목도 늘고 있다. 대한항공과 삼성엔지니어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롯데쇼핑, 카카오, LG화학, LG전자 (92,100원 ▲1,100 +1.21%), 삼성중공업 (9,160원 ▲470 +5.41%) 등은 10월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장세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주가 변동성이 낮고, 실적·사업 안정성이 확실한 종목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지난 10월 이후 이달 18일까지 국내에서 주식 3조9454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매집에 나선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이 큰 연말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종목은 독보적인 기술을 갖췄거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런 종목은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되고 시장 가격 결정권을 보유하고 있어 경기 사이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