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횡령' 신연희 전 구청장 "뼈저리게 후회하고 뉘우쳐"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업무상횡령 등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격려금과 포상금 등 1억원에 가까운 공금을 횡령하고 친인척의 취업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70)이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안동범) 심리로 18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신 전 구청장 측 변호인은 "무죄 취지로 주장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현재 강남구청 홈페이지에는 격려금 내역이 공개된다"며 "이를 5년 동안 횡령하는 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이와 연관된 증거인멸 혐의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전 구청장은 항소심에서 피해액 중 3000만원을 공탁했다"며 "혹시 유죄로 판단하더라도 취임 당시 청렴도가 전국 최하인 5등급이었던 강남구청을 1위로 만든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변호인은 신 전 구청장이 과거 구청장 시절 핸드백 대신 헝겊가방을 들고 다녔다는 자신의 목격담을 소개하면서 "청렴을 자신의 신조로 삼으며 일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신 전 구청장은 최후진술에서 "40년이 넘는 공직 생활을 하면서 이런 자리에 서게 돼 정말 부끄럽다"며 "이번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고초를 겪고 실망하고 상처받아 가슴이 아프고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이어 "저의 뼈저린 후회와 뉘우침을 통찰하셔서 관대한 처벌을 간청드린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검찰은 "신 전 구청장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모든 변론을 종결하고 내년 1월17일에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구청장은 2010년 7월 구청장 취임부터 재선 이후 2015년 10월까지 비서실장에게 구청 각 부서에 지급되는 격려금과 포상금 총 9300여만원을 총무팀장으로부터 받아 보관하게 하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2012년 10월 구청의 위탁요양병원 선정업체 대표에게 친인척 A씨(66)의 취업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강요)도 있다.

이 밖에도 2017년 7월20~21일 이틀에 걸쳐 김모 강남구청 전산정보과장에게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던 자신의 업무상 횡령 사건 증거자료인 강남구청 전산서버 데이터를 삭제시킨 혐의(증거인멸)도 받는다.

1심은 신 전 구청장의 세 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공직자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하면서 비상식적인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신 전 구청장은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지난 10월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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