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편집 아기' 허젠쿠이 등 '네이처' 올해 10대 인물 선정

네이처

초전도현상을 발견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과정 위안차오 연구원, 유전자가위(CRISPR-Cas9)로 유전자를 편집한 아기를 탄생시켜 윤리논쟁을 일으킨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SUST) 허젠쿠이 교수 등이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뽑은 ‘올해의 10대 인물’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네이처 수석편집자 리치 모내스터스키는 "초전도성 발견부터 많은 비판을 받은 인간 유전자 편집에 이르기까지 올해 과학계에서 주목 받은 인물 위주로 선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위안차오 박사과정은 18살에 MIT에 입학, 일찌감치 그래핀 연구로 이목을 끌었다. 그는 그래핀에서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는 초전도 현상을 발견, 지난 3월 관련 논문을 네이처에 실었다. 이 기술이 고도화되면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여 에너지 분야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네이처는 평가했다.

허젠쿠이 교수/사진=네이처

지난달 유전자가위로 인공수정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저항성이 있는 쌍둥이 여아를 태어나게 한 중국 남방과기대 허젠쿠이 교수도 선정됐다. 당시 과학기술계는 생명연구 윤리를 무시한 행위라는 비난과 더불어 기존 유전자편집 연구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9만년 전 소녀 뼈화석에서 DNA를 분석, 네안데르탈인 어머니와 데니소바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낸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비비안 슬론 박사도 이름을 올렸다. 두 인류 종 사이에 태어난 1세대가 발견된 것은 비비안 슬론 박사 연구가 처음이다.

위안차오/사진=네이처

공공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 1970~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쇄살인범을 찾는데 기여한 생물학 박사 출신 변리사 바버라 레이-벤터도 10대 인물에 선정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고분자물리학자인 제시카 웨이드 교수는 여성과 유색 인종 출신 과학자 등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연구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위키피디아에 이들에 대한 글을 400페이지 이상 작성, 과학계의 다양성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비안 슬론 박사/사진=네이처

이밖에 지난 9월 소행성 류구에 착륙한 후 표본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한 소형 탐사선 '하야부사2' 프로젝트를 이끈 일본항공우주국(JAXA)의 요시카와 마코토 박사, 13억개 별의 위치와 움직임을 기록한 ‘가이아(Gaia)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이를 공개한 네덜란드 레이던천문대 앤서니 브라운 박사,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주장한 프랑스 기후학자 발레리 메종-델모트 박사, 1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정책을 낸 말레이시아 비 인 여 과학기술환경부 장관, 과학논문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개방하자는 오픈액세스(OA) 운동의 일환으로 '플랜 S'(Plan S)를 출범시킨 로버트-잰 스미츠 등이 포함됐다.


네이처는 "이번에 선정한 10명의 인물들은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직시하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