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美 강세장 끝나…스태그플레이션 대비해야"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준의장. /AFPBBNews=뉴스1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증시의 강세장이 끝났다며 투자자들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그린스펀 전 의장은 CNN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반등하면 매우 놀랄 것"이라면서 "증시가 오를 수도 있겠지만, 상승세가 끝나면 숨을 곳을 찾아 뛰어야 할 것"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18년 넘게 연준을 이끈 인물이다.

특히 그는 미국 증시의 강세장이 끝났다며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야한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심각하게 전개될지에 대해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부연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말한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또 "시장에는 언제나 독성 자산이 있지만 우리는 어떤 것이 독성자산인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레버리지(부채로 자산매입에 나서는 투자전략)와 독성자산이 금융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과 관련해서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미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데 더 이상 부족하게 되지 않도록 하라"며 금리 인상 중단을 촉구했다. 연준은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19일에 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어 "금리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시 (대통령의 압박에) 굴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며 "그렇다고 연준이 정치적 압박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