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3기 신도시 집값 못잡아…건설사만 혜택"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3번째)이 19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제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및 수도권광역교통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9일 발표된 정부의 남양주·하남·인천·과천 등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비판했다. 공급 확대 정책으로는 집값 잡기에 실패한 2기 신도시의 전례를 따를 것이란 주장이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와 관련 "대한민국 허파인 그린벨트를 훼손해서 어렵게 확보한 공공택지가 재벌과 공기업의 배 채우기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을 3기 신도시로 확정·발표했다. 과천에서도 중규모의 택지가 조성된다. 서울 32곳, 경기 8곳, 인천 1곳 등 중소규모 공공택지 37곳을 개발해 총 15만5000가구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실련은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 잡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건설사만 혜택을 보는 결과가 나온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과거 신도시 정책들은 집값 안정은 고사하고 투기와 개발붐으로 주변 집값을 상승시켜왔다"며 "현재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공급부족이 아니라 과도한 소유편중과 고가 분양가를 통한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번에 발표한 신도시를 보면, 주거 안정보다는 오히려 대규모 투기를 유발하고 수도권 집값을 상승시킬 위험이 높다"며 "남양주·하남은 이미 다산·진건 신도시와 미사 등 개발로 집값이 대폭 상승한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급 확대가 아닌 보유세 강화 등을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정부는 교통망 개선을 핑계로 한 대규모 토건 사업을 예고했기 때문에 이들 신도시는 투기판·개발판으로 변질될 것"이라며 "분양 위주, 건설사 위주의 기존 신도시 개발정책으로는 오히려 집값 상승에 불만 지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7년 상위 1% 1인당 주택 보유 수는 3.2채였지만 지난해에는 6.7채로 증가했다"며 "정부가 신도시 개발 정책을 중단하고 전면적인 분양가 상한제 실시,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과표 정상화, 민간 토지 매각 등 주거안정 정책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