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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이젠 규제혁신 넘어 산업진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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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미래법정책연구소 대표)
  • 2018.12.2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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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정보통신 융합분야와 산업융합 분야에서 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되고 12월에는 금융분야에도 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되었다. 이제 핀테크 등 혁신벤처 기업은 신기술을 사용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관련 법령상 허가 등 법적 요건이 필요한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규제를 면제받는다. 규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시장접근이 가능해지고 혁신적인 제품의 출시도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지난 11월에는 개인정보의 활용과 보호의 균형을 도모하고 데이터 기반 산업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 개인정보보호 관련 3법이 발의되었다. 개정안들은 개인정보 개념 명확화,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한 가명정보의 활용, 나아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하던 개인정보 보호기능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제 개인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등이 가능해지는 한편 중복적이던 법 적용을 단일기관으로 일원화함으로써 기업들의 부담도 크게 줄게 됐다.
 
이제 개인정보 관련 법안까지 제정되면 산업계의 숙원사항이 상당부분 해결되는 셈이다. 그러나 규제혁신이 바로 혁신성장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규제혁신은 혁신성장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과 기업의 진흥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물론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공세가 극심하다. 올해 1분기 기준 넷플릭스와 구글 유튜브의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점유율은 26.4%를 차지했고 국내에서 구글 유튜브의 동영상 트래픽 점유율은 80% 넘는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 중 국내 기업은 4곳에 불과하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등 우리의 주력 산업도 중국과 경쟁에서 밀린다.
 
내년에는 한국 연구·개발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처럼 연구·개발 투자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이에 따라 특허등록 건수도 세계 5위에 이르지만 특허활용도와 질은 높지 않다. 앞으로 질 높은 원천특허, 표준특허 확보를 고려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공공자금을 통한 기초·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를 긴 안목에서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주요 IT·BT기술이 국방부 등 정부의 지원으로 개발되고 이후 민간에 이전돼 제품화됐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의 기업에 대한 지원방식도 획일적인 자금지원 위주보다 선별적인 집중지원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 자금, 인력, 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이들이 한국 경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차피 소규모 경제인 한국으로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불가피하다.
 
언제부터인가 산업정책이란 개방경제의 흐름에 반대되는 정부의 불필요한 시장개입이나 특정 산업, 기업에 대한 보호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선진국간 패권 다툼과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시야에서 국익에 기초해 산업구조의 조정과 경제성장의 촉진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필요하면 유럽연합(EU)처럼 규제를 글로벌 기업의 확장에 대응해 국내 산업의 보호와 진흥을 위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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