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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신년 특별인터뷰]“'SKY=성공' 인식부터 바꿔라..양극화 해법은 상호이해”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입력 : 2019.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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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하이트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뉴욕 맨해튼 연구실에서 머니투데이와 '2019신년 특별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송정렬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뉴욕 맨해튼 연구실에서 머니투데이와 '2019신년 특별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송정렬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말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노란조끼 시위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촛불혁명 이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갈등지수도 더욱 높아졌다.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이며 사상가로 꼽히는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2019신년 특별인터뷰'에서 “세계화의 경험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연결 등으로 정치적 양극화가 전 세계적인 공통현상"이라며 "정치적 양극화의 해법은 상호이해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이트 교수는 경제수준에 비해 행복도가 떨어지는 한국인들에게 “SKY대학에 가는 것만이 성공으로 받아들여지는 인식부터 바꿔야한다”며 “다른 성공방식이 있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한다”고 조언했다.

하이트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양극화를 이용하고 악화시키고 있다”며 재앙적인(disastrous)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프랑스 노란조끼 시위에서 보듯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양극화나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포퓰리즘도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정치적 양극화와 포퓰리즘은 전 세계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는 전 세계가 상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세계화다. 세계화는 전반적으로 인류의 삶을 증진시키는데 공헌했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세계화로 인한 경제적 혼란을 경험했다. 두 번째는 소셜미디어가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제도와 개인에 대한 불신을 전파한다. 가짜뉴스나 음모이론이 빠르게 퍼져 나간다. 세 번째로는 엇비슷한 엘리트 그룹이 국가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국가의 수도에 살면서 저소득층이나 다른 지방에 사는 서민들을 무시한다. 대부분의 서민들이 이를 눈치채고 분노에 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트럼프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트럼프가 나르시시트 정신상태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트럼프가 국가적인 비극적 사건을 자기 중심의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충격적이다. 트럼프는 도덕성이나 세계적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재앙적인(disastrous) 대통령이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자질과 상관없이 잘하는 일도 있다. 세계경제시스템을 악용하고,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을 다루는 측면에서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사회심리학자 입장에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요인을 어떻게 분석하나. 그리고 대통령 트럼프가 향후 미국 정치와 사회에 미칠 영향은.

▶미국의 사회와 정치는 199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급격한 양극화 사이클을 보였다. 즉, 우경화 사이클이 발생하면 그다음에는 급격한 좌경화 사이클이 나타나는 등 극단적인 양극화가 발생했다. 이런 배경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반감과 기성체제를 부수겠다는 미국 유권자들의 마음이 트럼프를 뽑았다. 트럼프가 양극화를 이용하고 악화시키고 있다. 개인적으로 요즘 걱정되는 것은 미국의 젊은 학생들이 미국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나라라고 믿는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모든 면에서 증가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이 이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은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민주적 성숙이나 경제적 발전에도 오히려 정치적 양극화나 사회적 갈등은 더 심화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의 경우 20세기 후반까지 국가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매우 쉬웠다. 공산주의라는 공통의 적이 있었고, 사회적 다양성은 적었고, 미디어는 3개 TV방송국이 뉴스를 독점했다. 하지만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면서 이런 상황은 변했고, 다양한 의견들이 대두하면서 통일성이 깨졌다.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를 ‘황금세대’(Golden Generation)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90년대 미국 정치지형에서 사라지면서 정치적 양극화가 대두하기 시작했다. 한국 상황을 잘 모르지만 비슷한 현상이 보일 것이다.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들이 새로운 세대들에 밀려나면서 공통의 적은 사라지고, 양극화가 심화했을 것이다. 또한 교육도 양극화에 기여한다. 교육수준이 낮은 계층보다는 높은 계층에서 정치적 양극화가 더 심화한다. 한국은 대학진학률 등 세계에서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편이다.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양극화가 오히려 심화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양극화를 없앨 수는 없고, 관리하거나 줄일 수는 있다.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의 문제다. 예컨대 지구온난화를 관리한 것과 같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 도시들은 이에 적응해야 한다. 교육수준이 높고, 세속적인 민주주의 국가이며, 소셜 미디어가 범람한다면 양극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교육 측면에서는 아이들에게 민주주의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 중요한 것인지를 교육시켜야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예의 바르게 수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가르쳐야한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정당간 미움을 줄이고 건설적인 정책을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가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겸손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한국은 경제적 수준에 비해 행복도가 매우 낮은 국가다. 국민들의 행복도가 높아지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만든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경제발전과 자유, 신뢰수준이 증가하면 행복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따라서 경제발전도를 보면 한국 사람들은 이전보다 행복해야한다. 하지만 자유시장체계에서 경쟁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가족들과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시험준비를 하느라 거의 놀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극적인 일이다. 이런 파괴적이고 비이성적인 경쟁을 멈춰야한다. 아직 한국 아이들의 정신에 대한 통계를 찾아보진 못했는데 아마 심각한 상태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다른 성공방식이 있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한다. ‘SKY대학’에 가는 것만이 성공으로 받아들여지는 인식을 바꿔야한다. 한국 아이들의 놀이시간 부족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매우 큰 문제다.

-사회심리학자이자 도덕심리학자인데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경영대학원이 기업윤리나 도덕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윤리는 70년대부터 미국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철학자들이 올바른 기업윤리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심리학자들이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왜 좋은 사람들이 나쁜 일을 저지르게 되나'가 심리학자들의 화두였다. 어떤 사회적인 힘이 좋은 사람들이 나쁜 일을 저지르게 만드는지를 연구했다. 많은 경영자들이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경우 시스템에 위기를 키워 회사를 무너뜨릴 수 있다. 예컨대 재벌 경영자가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경우 회사에 장기적인 해를 미칠 수 있다.

-주로 어떤 과목을 담당하나. 또 기업윤리와 도덕이 기업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기업윤리와 책임에 대한 코스를 담당한다. 중요한 쟁점은 이해관계자 관점(Stakeholder View, 직원·고객·사회 등 폭넓은 이해관계자를 포함하는 경영)이다. 90년대 미국에서는 경영진은 주주에 대한 신의성실의무(fiduciary duty)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주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관점인 데 사실은 아니다. 기업법에서 회사는 법인이고, 법인을 인격을 가져 누구든 인격을 소유할 순 없다. 주주는 회사의 일부 관리를 주장할 수 있는 주식을 가진 사람들일 뿐이다. 따라서 기업윤리학자들은 경영진이 주주가 아니라 회사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주를 관리해야 한다. 주가만 생각할 경우 경영자가 위험한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주와의 관계를 관리해야 하고, 다양한 관계자를 생각하게 되면 윤리적으로 행동할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 신세대에 대한 과보호 문제를 다룬 새로운 책(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를 내놓았다. 신세대에 과보호가 미국 대학과 사회에 일으킨 문제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통계적으로 갑자기 이전 세대에 비해 높은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보이고 있다. 2013년 이후 이들이 대학에 진학했는데 이들은 대학에서 몇몇 학자들이나 책을 위험하고 폭력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공격하고 망신주는 것은 특권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도덕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대학과 기업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이로 인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단어 하나 잘못 사용했다가 신고를 당하게 된다. 미국 대학이 이러한 도덕성에 굴복했다. 미국 대학에서 신뢰가 크게 떨어지고, 대학에서 가르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부모들도 자녀들에 대한 과보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율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놀이시간을 주고 참견을 하지 않고 스스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한다. 아이들을 방치하라는 말이 아니다. 아이들의 뇌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수만 시간의 자유놀이 시간이 필요하다. 3~6세 아이들이 공부를 할 경우 뇌 발달을 저해한다는 많은 연구 결과도 있다. 내 책에서도 아이들의 놀이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BS 인문학특강이나 ‘바른마음’ 등 저서로 인해 한국에도 팬들이 많은데 한국을 다시 방문할 계획은. 현재 준비 중인 책은 무엇인가.

▶다음 책으로는 ‘자본주의의 세 가지 이야기’라는 책을 쓸 계획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역사학자가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기술됐는데, 사실 자본주의는 매우 심리적인 체계다.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면 왜 자본주의가 작동하고 실패하고,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원래 2017년까지 출간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대학 교육에 대한 책을 먼저 쓰느라 늦어졌다. 한국에 여행을 갔을 때 젊은 세대와 기존세대간 간극이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경제가 발전하면 가치가 변화하는데 한국만큼 빠르게 가치가 변화한 사회가 없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매우 흥미롭다. 2년 내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사진=송정렬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사진=송정렬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누구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사회심리학자이자 사상가다.

하이트 교수는 주로 도덕성에 대한 연구에 천착해왔다. 2008년 '진보와 보수의 도덕적 뿌리'를 시작으로 '종교, 진화와 자기 초월의 행복', '공동의 위협이 어떻게 공통의 합의를 만들어내는가' 등 3편의 TED 강의는 묵직한 주제에도 조회수 300만회 이상을 넘어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이트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도덕 열풍을 일으킨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바른마음'을 비롯해 행복의 가설' 등의 저자다. 바른마음은 국내에서도 애서가들의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하이트 교수는 지난 2015년 EBS 인문학특강 '우리가 믿는 옳음의 진실'을 통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이트 교수는 1992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버지니아대를 거쳐 2011년부터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에 합류했다. 하이트 교수는 2012년 미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세계 100대 사상가'로, 2013년에는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의 '세계 사상가 65인'에 선정됐다. 한국계 미국인을 아내로 두고 있으며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의 가치변화, 세대차이 등에도 관심이 높다.

송정렬
송정렬 songjr@mt.co.kr

절차탁마 대기만성(切磋琢磨 大器晩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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