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 한국의 산티아고 길? 文대통령 긍정 반응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2019년 국방부 업무보고'를 마친 후 남북군사회담과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등 대북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국방부 북한정책과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 방문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2.20.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걷는 길을 조성,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 업무보고차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 북한정책과를 찾아 이른바 한국판 산티아고 길 조성 방안에 관심을 보였다.


정경두 장관과 함께 이동한 문 대통령은 "아까 우리 장관님께서도 언급을 하셨는데, 보니까 비무장지대 안으로는 인접해서 한국의 산티아고길 그런 일종의 평화의 길 같은 코스도 만든다는 건데"라며 "그런 부분들도 잘 만들어서 우리 안보에 전혀 저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들이 가볼 수 있게끔 하고"라 밝혔다.

정 장관은 "그래서 안보와 평화가 상징될 수 있도록, 예를 들면 도라산 전망대, 땅굴 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쭉 같이 연결시키면서"라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은 "그렇다. 기존에 우리 안보관광이 있기 때문에 결합을 시킨다면"이라고 다시 말했다.

정 장관은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아이디어를 대통령께서 (내셨다)"라고 화답했고 참석자들이 모두 웃었다. 정 장관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라며 "국방부에서 주도적으로 해 나가겠다. 민간 전문가들 조언을 받으면 좋은 작품이 되겠다"라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프랑스 남부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약 800km의 길로, 세계적 명소이자 관광 코스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인천 강화군에서 강원도 고성군까지 이어지는 약 456km 길 조성계획을 밝혔다. 농로 등을 활용해 단절된 구간을 잇고 비무장지대와 인근 접경지역의 관광자원을 활용한다. 생태·역사 관광, 분단 현장체험 등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GP나 GOP 전방근무해 본 분들은 비무장지대 속에 있는 병력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그게 굉장한 화약고라는 사실을 잘 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비무장화하는 것만 해도 정말 한반도의 군사적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들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JSA 같은 것이 준비가 된다면 일반 시민들도 가서 볼 수 있게 한다든지"라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2019년 국방부 업무보고'를 마친 후 남북군사회담과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등 대북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국방부 북한정책과를 격려 방문하여 차를 마시고 있다. 2018.12.20.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 대통령은 한편 남북 적대행위 중단 등 군사합의 이행에 대해 "그렇게 추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든지, 또는 다른 보완적인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든지 이렇게 느끼시는 부분 없느냐"고 물었다.

정경두 장관은 이에 "군사 분야 합의 이행 과정에서 과연 안보 불안한 부분이 있는지부터 해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분석을 해서 다음 조치 대비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라 말했다.

정 장관에 따르면 GP 철수 후 귀순자가 한 명 발생한 것을 우리가 전보다 빨리, 멀리서 포착했다. 과거 GOP 앞 400m거리까지 와야 귀순자가 보이던 것을 지금은 800m 앞에서 봤다고 한다. 북한에 예전처럼 GP가 있으면 쉽게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상호 GP 철수가 북한에 더 불리해진 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조용근 북한정책과장(대령)에 대해 "조성태 전 국방장관 아들"이라 소개했다. 조 전 장관은 김대중정부인 2000년, 분단 후 최초로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의 주역이다.

조 과장은 "(아버지가) 1차 국방장관회담 때 수석대표를 하셨고, 제가 다시 이어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를 이어서, 또 아버지께서 하셨던 일을 이어서 하시는 것에 감회가 있겠다"라고 격려했다.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도 북한정책과장을 오래 지낸 경력이 있다. 방문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할 때 김수현 정책실장은 "안보실 1차장이 여기 과장을 오래하셨다"며 함께 사진 찍기를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