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해임설'에 술렁이는 월가…美재무 "트럼프, 그런 적 없어"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2.25%~2.50%로 올랐다. 올해 들어 네 번째 인상으로 내년 금리 인상횟수는 기존 3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했다.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분노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월가가 술렁이고 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결코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22일(현지시간) 므누신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연준의 금리정책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이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준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는 건 완전 끔찍한 짓이다. 특히 내 중요한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말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결코 파월 의장 해임을 건의한 적이 없고 그럴 권한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증시가 급락하자 이에 격분해 비공개적으로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참모는 파월 의장을 해임해서는 안 된다고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지난 19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2.2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3월, 6월, 9월에 이어 네 번째 인상이다. 다만 내년 금리 인상 횟수전망은 기존 3회에서 2회로 낮추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월가는 크게 술렁였다. 그레그 발레리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전략가는 "만약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면 불확실성이 커져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완전히 '미친 짓'(utter madness)"라고 밝혔다. 제프리 밀러 뉴욕대 법대 교수는 "연준이 행정부에 속한다는 헌법상의 논란이 존재한다. 이 경우 대통령은 의회가 반대하더라도 고위 관계자를 해임할 수 있다"며 "하지만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에게 연준 의장 해임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연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는 있지만 정책 견해차가 아닌 명백한 결격 사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또 상원이 해임안을 승인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막아내기 위해 상원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아군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