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 '개방' 내년 기조 확정한 中…美와 협상 주력

임종철 디자이너

적극적인 경기 부양과 전방위적인 개방을 내년 경제 정책 기조로 확정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중국이 내년 3월1일이 시한인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9~21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기 하방 압력에 대비한 대응책과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푸는 열쇠가 될 대외 개방 확대를 주요 축으로 하는 내년 경제 경책 방향을 확정했다. 이 기조에 따라 내년 주요 경제 정책들이 결정되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주요 내용들이 공개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선 중국의 내년 경제 정책이 위기 극복을 위한 경기 부양 쪽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경제가 안정속에 변화가 있고, 변화속에 우려가 있다"며 "외부환경이 복잡하고 엄준하며 경제가 하강압력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해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회의 때도 적극적 재정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더 높게 반영됐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관련해선 더 큰 규모 감세와 기업 비용 감축 및 비교적 큰 폭의 지방정부 특별채권 규모 증가를 강조했다.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인 장기적인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 관리보다 경기둔화 압력을 막는 것을 우선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의 올해 감세와 각종 비용 인하 규모는 1조1000억 위안(약 178조 9000여억원), 지방정부의 특별채권 발행액은 1조 3500억 위안(약 219조6000여억원)이었다. 특히 2016년부터 2년간 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수식했던 '중성(中性) 유지'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보다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회의에서 3대 핵심 정책으로 강조됐던 금융 위험 방지, 빈곤퇴치, 환경오염 개선 등 3대 전투도 강조점이 크게 희석됐다는 평가다. 특히 환경오염 개선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회의 때 등장했던 오염물질 배출량 대폭 감소와 낙후된 생산능력 도태 등의 표현이 빠졌다.

미국과의 본격 협상이 시작되는 만큼 개방 확대도 강조됐다. '전방위적인' 대외개방을 추진하고 상품 개방에서 규칙 등 제도형 개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전면적인 개방 신국면 형성 추진을 제시하면서 일부 제품 수입관세 인하를 언급한 정도 였다. 외자기업이 더 많은 영역에서 독자로 경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조한 대목에선 외자의 합법적인 권익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이 기술탈취로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개혁개방 40주년 연설에서 공산당의 리더십 강화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한 데 이어 내년 경제 정책 기조도 '부양'과 '개방'을 두 축으로 확실히 함으로써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한 제반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위기를 강조한 만큼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경제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을 타결짓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양국은 양국 정상이 지난달 90일간의 '시한부 휴전'에 합의한 이후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사전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공식적인 대면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1월 미중 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확실히 그러한 계획이 있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협상 진전상황에 따라 언제든 대면·통화 등에 나설 것이며 양국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